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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년 새 광화문 일대가 물에 잠기고, 강남역 일대도 침수되면서 집중호우에 따른 침수 피해가 늘었다. 변화된 강우패턴과 인구밀집, 녹지부족 등 도시의 특징은 도시침수 예방을 위한 새로운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과거와는 다른 형태의 재난·재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정부도 ‘기후변화 대응 재난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재난관리개선민관합동TF’를 신설했다.

 

도시의 대부분은 콘크리트, 아스팔트 등으로 포장되어 있다. 따라서 빗물이 지하로 침투할 수 없다. 서울의 경우 1960년대 초 10% 이하였던 불투수 면적의 비율이 2010년의 경우에는 48%까지 증가했다.

 

특히 중구 지역의 경우는 약 75%가 포장되어 있는 상태다. 도시에 내린 빗물은 집수판과 지하에 매설된 하수관거 등을 통해 배수된다. 하수관거는 여러 하수구에서 하수를 모아 하수처리장으로 내려 보내는 큰 하수도관을 말한다.

 

노면에 떨어진 빗물을 직접 받아들이고 하천으로 흘려보내는 하수도 시설은 도시배수시스템의 핵심이다. 서울의 경우 강우 유출량의 60% 이상이 하수관을 통해 처리된다.

 

용량이 부족하거나 빗물 배제에 효과적이지 못하게 매설된 하수관거는 도시 빗물 배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 이에 따라 하수관거로 충분히 배수되지 못한 빗물이 노면에 그대로 남거나 저지대로 집중되어 침수가 발생한다. 또 하수관거 내로 유입됐던 빗물이 맨홀을 통해 노면으로 역류하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배수시설 개선·저류시설 확충…도시 물그릇 키워야
작년 12월 마련된 재난관리 대책은 집중호우시 빗물을 안정적으로 배제할 수 있도록 하수관거의 용량을 확대했다. 여기에 상습침수지역부터 우선적으로 정비하기로 했다. 하수관거 정비는 개정된 ‘하수도 시설기준’에 따라 30년 빈도 이상의 강우량에 대비할 수 있도록 시행된다.

 

하수관거만으로 빗물배수가 어려운 지역에는 저류시설을 설치한다. 집중호우시 첨두유출량을 일시 저장함으로써 빗물이 지표로 넘치는 것을 방지하게 된다. 또한 도시 중상류 등 도심 유입부에는 ‘빗물유출저감시설’을 설치해 하수도 시설의 부담을 줄이도록 할 계획이다.

 

통상적인 하수관거 정비나 저류시설 부지 확보가 어려운 서울의 일부지역에는 지하 30~40m 위치에 지름 3~10m 규모의 ‘대심도 빗물터널’을 설치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처음 설치되는 이 시설은 일본, 미국 등 해외에서는 이미 설치·운영해 침수예방에 큰 효과를 얻고 있다. 서울시는 7개의 대심도 빗물저류배수터널 설치를 추진중이며, 이 중 광화문 일대, 강서·양천지역 등은 2012년에 착공을 목표로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시간당 102mm의 비가 내리는 경우에 현재는 18.2%의 빗물이 지표에 남게 되어 침수의 원인으로 이어졌다. 계획대로 시설을 정비·확충하게 되면 98.7%의 빗물이 안정적으로 배수된다. 지표 유출량은 1.3%로 줄어 침수 가능성이 낮아진다.

 

중장기적 녹지 확대·도시공원 늘려 가야
정부는 하수도시설 등 침수예방시설의 정비·확충과 더불어 민간부문의 빗물 저류능력을 높이고 있다. 민간 건축물에 빗물저류조 설치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빗물저류조를 설치하면 용적율 상향과 같은 인센티브와 100만㎡ 이상의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경우 일정한 투수면적을 확보토록 하고 있다.

 

침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도시내에 녹지 면적을 늘려 불투수 면적을 줄여 자연배수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호수공원과 같은 도시공원 형태의 저류시설을 만드는 것이다. 녹지 및 시민 편의공간을 확보함과 동시에 빗물유출 조절 기능을 갖추는 것은 이를 위한 대책의 일환이다.

 

김태환 기자 pigletkth@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