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암의 발병 원인은 80% 이상이 ‘흡연’에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서는 담배를 피우지도 않고, 가족력조차 없는데 폐암에 걸린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원인은 무엇일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로 지목되는 것은 공기 중의 ‘라돈’ 가스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흡연에 이어 ‘라돈’을 주요 폐암유발원인으로 꼽았다. 폐암 환자 10명 중 1명은 라돈에 과도하게 노출된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라돈은 자연으로부터 발생하는 무색, 무취, 무미의 방사성기체다.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사람들이 쉽게 느끼거나 확인할 수 없다. 권고기준 이상의 농도에 장기간 노출되면 혈액암 등 각종 암 발병 위험성이 높아진다.

사람이 숨을 쉴 때마다 몸 깊숙이 들어온 라돈은 여러 물질로 붕괴되면서 알파선을 방출해 폐조직을 파괴하게 된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기준치인 3제곱미터 당 148베크렐 이상의 라돈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1000명 중 7명이 폐암에 걸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흡연자의 경우 폐암발병 확률은 더 높아진다.

​

​

실내에 존재하는 라돈은 80~90% 가량이 건물 하부 토양으로부터 바닥이나 벽의 갈라진 틈을 통해 들어온다. 건축자재에 들어있는 라듐 등으로부터 발생하는 경우는 2~5%, 지하수에 녹아 있던 라돈이 실내로 유입되는 경우는 1%가량이다. 지하에서 상승하는 라돈 가스는 지상 3층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라돈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환기’다. 라돈은 공기보다 8배나 무겁기 때문에 환기가 되지 않으면 실내에 들어온 라돈은 계속해서 집안에 머물게 된다. 하루 3번,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환기를 하면 실내의 라돈가스를 외부로 배출할 수 있다.

만약 환기 조치만으로 라돈 저감 효과를 충분히 거두지 못한다면 건물과 토양에 라돈 배출관을 설치하는 방법도 있다. 배출관은 토양 중 라돈가스를 모아 건물 외부로 빼주는 역할을 한다. 신축 건물의 경우에는 건축 시부터 저감시공법을 적용하면 낮은 비용으로 높은 효과를 낼 수 있고, 기존 건물에도 쉽게 시공할 수 있어 효과가 특히 뛰어나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건물 내 라돈 측정 및 오염도에 따른 조치를 취하는 등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05년부터 라돈의 건강위험성에 대한 인식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건물 내 라돈 오염 저감을 위한 기술의 개발과 보급, DB마련, 대국민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는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최유리 온케이웨더 기자 YRmeteo@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