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일 시작되는 올해 국정감사를 앞두고 프랜차이즈 업계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가 “독과점 구조를 형성한 배달앱 업체 측이 비싼 광고료와 수수료를 챙긴다”고 비판하자, 배달앱 측은 매출액 대비 광고비 비중 등 자료를 공개하며 “프랜차이즈 업계가 ‘애꿎은 배달앱 때리기'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한국프랜차이즈협회가 지난 1일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함께 국회에서 정책토론회를 열고 배달앱 광고비 문제를 본격적으로 공론화 하자 배달앱 업계가 정면 대응에 나선 형국이다.
◇독과점 구조로 광고비 입찰 과다 경쟁 부추겨 vs 일부 ‘기업형 업소' 사례로 ‘침소봉대'
프랜차이즈협회 측은 토론회 당시 ‘배달앱 문제 현황 보고서'를 통해 독과점 구조를 형성한 배달앱 3사(배달의민족·요기요·배달통)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 변종 입찰 경쟁 방식을 도입해 점주들로부터 비싼 광고료와 수수료를 챙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앱 최상단에 광고를 노출해주는 슈퍼리스트(배민)·우리동네플러스(요기요)·프리미엄 플러스(배달통) 등의 광고비 입찰 제도가 과다 경쟁을 유발한다는 지적이다.
김경무 가맹점주협의회 실행위원은 “가맹점주들이 ‘슈퍼리스트' 금액으로 매월 200만~300만원을 써야 한다고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며 “결국 광고비가 매출을 깎아먹는 ‘독이 든 성배'와 같다”고 주장했다.
배민 측은 이에 대해 협회 측이 전체 자영업자 중 일부 사례를 ‘침소봉대'해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4일 배민 측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배민 유료 광고주는 총 6만8000여명으로, 1인당 월 평균 23만원의 광고비로 배민 주문 서비스를 통해 약 643만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배민 관계자는 “외부 결제 수수료를 제외하면 현재 순수 배민 광고비는 음식점 매출 기여 금액의 3%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며 “과거 전단지는 물론 10~30%대의 수수료를 받는 국내외 어떤 다른 경쟁 배달앱과 비교해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계절 요인 등에 따라 월별 매출액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지만, 매출액 대비 광고비 비중은 건당 중개 수수료를 전면 폐지한 2015년 8월 이래 줄곧 3~4%대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게 배민 측 설명이다.
이현재 배민 대외협력실 이사는 “극소수 ‘기업형 업소'가 몇백 만원의 광고비를 쓰는 경우가 있지만 이들은 ‘영세 자영업자'와는 거리가 멀다”며 “전체 평균 광고비가 매출의 3~4%라는 점은 대다수 업주의 경우 상대적으로 더 낮은 수준의 광고비로 배민을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관련 법안 마련 놓고도 이견…“부작용 예방” vs “입찰 방식 문제 없다”
배달앱 측은 소상공인을 어렵게 하는 주된 요인은 높은 임대료와 가맹 로열티, 인건비 등으로 배달앱 업체만을 비판하는 것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특히 일부 대형 프랜차이즈가 횡령·배임, 가맹점에 대한 불공정 행위 등 오랜 ‘갑질 관행'에다 배달비 추가 등으로 비난을 받자 여론을 돌리려는 의도가 깔린 게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했다.
요기요와 배달통 역시 현재 광고비 입찰 방식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는 알지피코리아 관계자는 “요기요와 배달통이 채택하고 있는 입찰형 광고는 ‘강요가 아닌 선택'으로 투자를 통해 더 많은 매출을 원하는 의견을 반영해 마련된 상품”이라며 “입찰가 역시 투명한 공개 방식이어서 입찰가가 너무 높다고 판단하면 참가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높은 시장 점유율을 앞세워 과도한 수수료와 광고비를 챙긴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지난해 외부 결제 수수료를 3.6%에서 3%로를 낮춘 적은 있지만 한 번도 높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프랜차이즈협회와 가맹점주 측은 이에 대해 “광고비 평균 단가가 계속 올라간다는 점이 문제의 본질”이라며 “미가입 가맹점의 영업 지역까지 배달 서비스를 해 가맹사업법 위반 사항이 있어도 현재로서는 제재할 방법이 없어 공론화 할 필요성이 충분하다”고 반박했다.
한편 양측 간 이런 갈등이 올해 국정감사 검토 대상 중 하나로 거론되면서 논란이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 일부에선 배민을 비롯한 배달앱 업체 대표들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윤화 [akfdl34@edaily.co.kr] Copyright 이데일리 | 이타임즈 신디케이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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