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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권의 달라진 온도가 세계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와인의 왕'으로 꼽히던 프랑스는 기상이변의 여파를 고스란히 받고 있다. 기후변화로 와인을 재배할 수 있는 면적이 해마다 줄고 있다. 뒤늦게 와인사업에 뛰어든 영국에 와인 명성을 양보해야 될 상황이다.
영국 와인생산자협회에 따르면 7년 전과 비교해 볼 때 포도밭 면적이 75% 늘었다. 생산량도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4백만병 정도 영국산 와인이 생산됐다.
두 국가의 희비를 가른 것은 이상기후다.
프랑스가 오랜 시간 세계 최대의 와인 생산지로 각광 받은 것은 온화하고 따뜻한 기후와 화강암과 석회질로 이루어진 토양 덕분이다.
그런데 날씨가 달라졌다. 이상 기후의 징후는 연초부터 시작됐다. 3월 들어 마치 한여름처럼 지독한 더위가 일찌감치 찾아왔다.
4월에는 그 간의 더위가 무색하게 비가 많이 내렸고 5월에는 상대적으로 서늘한 날씨가 계속됐다. 5월 말 이후 보름 동안 더위가 찾아오긴 했지만 이후 장마가 지속됐다.
여파는 포도 수확기였던 9월 초 포도 농장에 가시적으로 드러났다. 뱅상 파브르 보르도와인연맹 부회장은 프랑스의 일간지를 통해 “거의 모든 포도 재배업자들이 수확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느라 휴가도 못 갔다”고 한탄했다.
영국의 풍경은 이와 상반된다. 연평균 기온이 매년 0.16℃씩 오르면서 와인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5월엔 이러한 와인 붐에 영국 왕실도 가세했다. 영국의 윈저 대공원 지역에는 영국 왕실의 포도밭 조성이 한창이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이러한 포도 작황에 힘입어 영국 와인업체들은 이제 미국은 물론 중국 일본과 같은 해외시장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달라진 기후가 프랑스에는 위기를, 영국에는 기회를 선물해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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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