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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이변이 산업계의 영업판도를 바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의 기후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계절별로 잘 팔리는 상품과 그렇지 않은 상품의 구분이 무색해졌다는 평가다.
LG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봄철에는 이상저온으로 의류 산업의 피해가 컸다. 3월까지 눈이 내리고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려 봄 의류의 판매량은 20~30% 감소했다.
황사 피해는 더 심했다. 항공기 엔진,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정밀 장비 손상 등으로 피해 규모가 최대 연 7.3조원까지 증가했다.
여름에는 집중호우와 낙뢰 피해로 전력 공급에 차질이 생기고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여름철 피서 특수도 감소됐다. 한여름에는 폭염과 열대야로 냉방비가 증가해 매출을 낮췄고 늦더위로 사상 초유의 정전사태가 발생했다.
덕분에 에어컨 판매 업체들은 쾌재를 불렀다. 2004년부터 여름철 기온이 높아진데다, 무더위가 길어지면서 매년 20%씩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다. 심지어 난방기기로 유명한 귀뚜라미 보일러 역시 에어컨 사업에 진출했다.
겨울에는 폭설과 이상한파의 영향으로 물류업체의 경우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유통업체의 경우 배송이 지연되고, 제조업체는 생산차질을 빚었다. 교통마비로 외식업과 관광 및 레저산업 매출 역시 감소했다.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기상이변은 산업계 입장에선 위기이기도 했지만 기회이기도 했다. 위기로 다가온 것은 농어업 분야였다. 기상악화로 인한 재해복구비가 올해 8월 기준 2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같은 기간 재해복구비는 1,088억원이었다.
반면 빙과류 업계는 이러나저러나 득을 봤다는 평이다. 늦더위로 청량음료의 비수기가 짧아졌고, 겨울엔 한파가 자주 찾아와 콘 아이스크림 같이 날씨가 추운 날 많이 판매되는 빙과제품의 판매율이 10~20% 정도 증가하고 있다.
LG경제연구소 나준호 책임연구원은 “기상이변이 새로운 시장 판도를 마련하고 있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며 “기업들은 기상을 더이상 통제 불가능한 변수로 볼 것이 아니라 미리 예측하고 그에 맞춰 경영 전략을 수집하는 등의 노력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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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