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업체들이 바쁘다.
자연재해를 담보로 하는 보험 상품을 찾는 문의전화가 폭주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철 폭우에 이어 최근 집중호우와 태풍 등으로 피해가 커진 탓이다. 하지만 국내 자연재해를 담보하는 상품은 제한적이다. 가입자가 2.2%뿐이다. 주로 농작물재해·풍수재·양식 수산물재해보험 등 생활경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농작물에 한해서 보험이 적용된다.
날씨보험시장의 현주소는 무엇일까. <온케이웨더>는 모두 5회에 걸쳐 날씨보험에 대한 기획기사를 연재할 예정이다. 오늘은 세 번째 순서로 가까운 나라 일본의 날씨연계보험 현주소를 조명해봤다. |
가까운 나라 일본도 기상이변에 시름하긴 마찬가지다. 갑작스런 지진과 집중호우, 폭염까지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천재지변의 어려움은 마찬가지지만 대처는 다르다. 일본인들은 피해 보상을 위해 국고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날씨연계보험이 활성화 돼 있다. 일본 전체 인구의 80%가 기상재해에 따른 피해를 보험으로 보상 받는다.
영역도 다양하다. 사과가 맛있기로 유명한 일본의 아오모리.
이 ‘맛’을 유지하기 위해 뛰어든 민간기상업체도 있다. 사과농가를 위해 맞춤형 날씨 정보를 제공하는 ‘애플웨더’다.
이 업체는 맞춤형 날씨 정보와 동시에 기상에 따른 피해를 보상하는 보험 상품을 개발했다.
윈드서핑을 즐기는 일본 여행객들의 기대를 보험으로 보상하는 업체도 있다.
‘서프레전드’는 파도의 높이와 바람의 세기 등 바다날씨를 집중 예보하고, 제대로 윈드서핑을 즐기지 못하면 보험으로 보상한다.
자연스레 윈드서핑 관련 업체들도 예약 취소율이 줄어 한시름을 놨다.
일본엔 ‘벚꽃’도 보험 대상이다. 벚꽃의 개화시기가 늦어지거나 기간이 짧아졌을 때 상인들이 입는 피해를 보험으로 보상한다. 올해 벚꽃의 개화기간이 지난해보다 3일 짧아졌으면 하루 평균 소득의 30%까지 보험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
일본 날씨연계보험 역시 태동단계에는 ‘성장통’을 겪었다. 1993년 기상산업이 민간에 허용됐을 당시 민간기상업체가 개발한 날씨연계보험을 받아 줄 보험사를 찾기 힘들었다.
날씨연계보험이 대형보험사 입장엔 별 메리트가 없었기 때문이다. 집중호우 한 번에 피해자가 1000여명은 넘게 발생한다면 한 번에 큰돈이 나가 손해 볼 수밖에 없는 상품이다.
지지부진하던 날씨연계보험은 간단한 방법으로 해결됐다. 일본은 소액단기보험협회를 만들었다.
민간기상업체들은 날씨연계보험을 개발해 대형보험사의 문을 두드릴 필요 없이 협회를 통해 다양한 보험 상품을 시장에 내놓을 수가 있다.
‘장’을 마련해주자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민간기상업체들은 개인의 생활에 밀접한 날씨연계보험 상품을 쏟아냈고, 시장경쟁 원리에 의해 자연스레 일본 기상산업 규모는 3774억 원까지 덩치가 커졌다. 이제 날씨산업이 고부가가치사업으로 자리잡은 셈이다.
날씨에 따른 개인의 사소한 재산피해도 보상하는 보험이 생기자 기상재해에 대한 국고부담은 자연스레 줄었다. 일본은 날씨보험시장을 키움으로 ‘두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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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