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값이 오르면서 업종별 희비가 엇갈려지고 있다. 정유 업계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맑음’이지만 해운·조선·항공업계는 ‘폭풍’이 몰아치는 바다를 항해하는 형국이다.
정유 업계는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SK이노베이션은 매출이 68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7.0%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51%나 뛰었다. 매출 31조9140억원을 달성한 에쓰오일은 영업이익이 94.3% 증가했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 역시 최고 실적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정부 압박으로 2·4분기 기름값을 리터당 100원 낮춰 손실을 봤다고 주장했지만 결과적으로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또 업계 관계자는 “유가상승에 따른 정제이윤 상승과 영업이익률이 높은 윤활기유의 이익 증대 덕분에 실적이 나아졌다”며 국내 석유판매에서 폭리를 취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항공·해운·조선업계는 선진국 경기 침체와 고유가 등 경영 환경 악조건에 직격탄을 맞고 무릎을 꿇었다. 대한항공의 영업이익은 무려 62.8%나 줄었다. 해외여행객 증가와 중국인 관광객 입국수요 증가로 매출은 늘었지만 운항비의 40%까지 치솟은 유가부담이 치명적이었다.
한진해운은 작년 영업손실이 4천926억원에 달해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은 9조5천232억원으로 1.1% 줄었고 당기순손실도 8천238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해운업계 부진으로 조선 부문에서 고가수주를 받지 못한 현대중공업은 영업이익이 26.7% 하락한 2조6천128억원에 그쳤다. 유럽 선주들의 주문 감소도 악영향을 미쳤다. 삼성중공업도 영업이익 20.0%, 당기순이익은 11.5%가 각각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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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