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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가 기후변화적응 가이드라인을 제작·배포하며 기후변화 적응방안 모색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에너지관리공단은 지난 8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업과 기후변화 적응’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기업들의 능동적인 기후변화 대응계획 수립을 지원하기 위해 개발한 ‘산업부문 기후변화 적응 진단 프로그램’ 소개와 패널토의 등이 진행됐다.

 

이 프로그램은 기업이나 산업단지가 현재의 능력으로 변화하는 기후환경에 얼마나 잘 적응할 수 있는지를 진단함으로써 능동적인 기후변화 대응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달 말까지 5개 기업(산업단지 포함)을 선정해 시범 적용하고 2020년까지 그 수를 확대할 예정이다.

 

 

정부는 20년 비전을 토대로 5년 단위 실행계획을 수립하고자 제1차 국가기후변화 적응대책(2011~2015)을 내놓았다. 현재 2016년 이후를 대비하는 제2차 적응대책을 수립 중에 있다.

 

 

이와 관련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이정호 박사는 “정부는 2011년 기후변화에 안전한 녹색 한국을 구현하고자 국가 차원의 기후변화 적응 추진체계를 마련했다”며 “1차 적응대책은 과학적 근거기반의 미흡과 기후변화 적응 추진을 위한 전략적 관리체계가 부족해 실질적인 성과 창출이 미미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2차 대책에서는 해외 사례 및 관련 계획 분석을 통한 ‘적응대책의 원칙’을 수립해 경제, 사회, 환경의 조화와 국민 체감도를 향상시키는 방안을 함께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 최광림 실장은 산업부문의 기후변화 적응 정책방향에 대해 설명하며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당기간 기후변화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라며 “이제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적응을 위한 국가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 실장은 “기후변화 적응 개념이 기후노출로 인한 1차적 피해에 대한 초점에서 현재는 규제준수, 에너지 공급, 에너지 가격 등 2차 피해로까지 확대됐다”고 말했다.

 

최 실장은 산업부문의 기후변화 취약요인으로 ▷특정 원자재·에너지원 사용에 대한 취약성 ▷기후변화에 따른 인프라 또는 제품 설계사양에 따른 취약성 ▷기후조건·기후변화, 정부정책에 민감한 공정에 대한 취약성 ▷선호 제품 및 서비스 변화에 따른 취약성 ▷원자재·에너지공급체계 붕괴 등 생산 활동 중단에 따른 취약성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산업계에 필요한 2차 대책이 제대로 마련되기 위해서는 “기후변화 취약성을 정확히 분석해 진단하고 실질적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부문별 전문성, 정책, 예산을 확보하고 있는 소관부처의 참여와 관련 기술, 서비스, 산업 등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대학교 이동근 교수는 정확한 평가가 곧 적절한 적응대책 수립으로 이어진다며, 2015년 산업부문 기후변화 적응진단 프로그램 운영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이 교수는 “기후변화 적응진단 프로그램은 기업이나 산업단지가 현재의 능력으로 변화하는 기후환경에 얼마나 잘 적응할 수 있는지 진단함으로써 능동적인 기후변화 대응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며 “기후변화에 대해서 어디에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어떤 부분에 영향이 더 많은지 정량적인 평가 방법을 통해 적응대책 수립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기업의 기후변화 진단방법으로는 ▷예비방문 ▷취약성평가 ▷현장심사 ▷평가결과 논의 ▷보고서 작성 ▷교육으로 진행된다.

 

이 교수는 “예비방문 및 취약성 평가결과를 보완하기 위해 ‘적응’과 ‘완화’를 종합적으로 정밀진단하는데 피진단기업 임원 및 실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실시한다”며 “이달 말까지 5개 기업(산업단지 포함)을 선정해 시범 적용하고 2020년까지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진 패널토의 및 질의응답에서 좌장을 맡은 세종대학교 전의찬 교수는 “기후변화를 생각하면 완화가 우선적으로 떠오르지만 기후변화 적응을 놓고 새로운 사업을 만들 수 있는 산업계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며 “아직은 초기단계지만 국가적 큰 그림을 그려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기후변화 적응에 대해선 산업부나 환경부 등의 해당 부처가 따로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정휘철 박사는 “실제 기업이 이해하고 따라갈 수 있게 단계적으로 국가대책을 마련하고, 우수사례는 발굴해 포상하는 등 지원적 측면에서 고민해야한다”며 “먼 미래의 추상적인 정책이 아니라 기업이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산업단지 공단 최윤근 부장은 “지금 프로그램은 선제적으로 해결할 돈이 있는 대기업 위주로 돼있다”며 “산업단지 내 대다수는 중소기업들이기 때문에 기후변화를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교육이나 홍보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태환 온케이웨더 기자 kth1984@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