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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수관 예산이 대폭 증가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기후변화로 인한 상습적 도시침수에 대한 대책 마련 필요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올해 하수관 예산이 지난해 8404억원에서 24% 증가한 1조438억원으로 확정됐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2013년도 환경부 총 예산(5조2206억원)의 20%에 달하는 비용이다. 여기에 지방정부가 하수관과 관련해 부담하는 비용 총 6061억원을 포함하면 실제 하수관 예산은 1조6499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올해 하수관 예산이 대폭 증가한 것은 재정당국과 국회가 하수관거 확장·보급 등 하수관 투자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한 데 따른 것이다.

 

최근 몇 년간 기후변화에 따른 집중호우 증가로 국내 도시 곳곳은 상습적 침수 피해를 입어 왔다. 집중호우의 강도와 빈도는 날이 갈수록 심해진 반면 하수관 확충·투수면적 확보 등 대책 마련은 거북이 걸음이었다.

 

그간 우리나라의 하수도 사업 예산은 하수처리장에 집중돼 왔다. 그 결과 하수도보급률은 선진국 수준인 90.9%에 도달했다. 그러나 하수관보급률은 73.4% 불과해 하수 유입이 원활치 못하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환경부는 올해 하수관 예산에 빗물을 하천으로 신속히 빼내기 위한 ‘대심도(大深度)터널’ 2개소를 설치하는 사업을 처음으로 포함시켰다. 대심도 터널은 빗물을 빠르게 하천으로 빼내는 데 도움이 된다.

 

 

먼저 2015년까지 서울의 대표적 상습침수지역인 신월동~목동펌프장 사이에 직경 7.5m, 길이 3.38km의 대형 터널관이 설치된다. 환경부는 이 사업에 올해 65억원을 포함, 모두 343억원을 배정할 계획이다.

 

또 다른 상습침수지역인 경기도 부천시 여월지구에도 2015년까지 직경 3.8m, 길이 1.3km의 중규모 대심도터널을 건설한다. 이 사업에는 올해 59억원을 포함해 총 296억원이 투자된다.

 

아울러 이번 예산에는 침수지역 전체에 하수도를 동시 설치하는 침수예방 시범사업도 처음 편성됐다. 2015년까지 서천군, 천안시, 안동시, 김해시, 보성군, 부천시 등 6개 상습침수지역에 국고 총 1269억원을 지원한다. 올해는 초기투자비로 152억원이 반영된다.

 

환경부는 이 시범사업을 통해 그동안 하수관 설치만으로 침수예방에 한계가 있었던 지역에  하수관, 하수저류시설, 펌프장을 일괄 설치함으로써 침수 대비를 한층 철저히 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하수관 자동조절체계’를 도입, 집중호우가 발생하면 자동센서가 하수저류시설의 수문을 조정하고 펌프장의 가동률을 높이도록 운영 방식도 첨단화할 계획이다.

 

또한, 다음달부터 ‘하수도정비중점관리지역 제도’가 하수도법에 신설된다. 이에 따라 하수도정비중범관리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중앙정부로부터 국고보조금을 지원받게 된다. 지방자치단체는 해당 지역의 하수관 자동조절체계를 가동하고 침수 방지를 위해 준설을 강화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환경부는 올해 상반기에 우선적으로 10개 지역을 중점관리지역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올해 하수관 예산 증가에 따라 하수관이 2504km 늘어나게 되면 도시지역의 침수를 예방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서령 온케이웨더 기자 koseor@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