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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상산업 진흥을 위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예산 증대와 장비 국산화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봉홍 새누리당 의원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2일 열린 ‘우리나라 기상산업 진흥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나도성 한성대학교 교수는 “기후변화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준비해야 할 이 때에 기상산업 R&D예산은 고작 20억원에 불과하다”며 “예산 증대를 통한 기상산업 컨텐츠 기술개발과 독자적인 기상장비 국산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남재철 기상청 기상산업정보화 국장도 “기상장비 국산화를 위한 핵심 원천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미흡으로 대부분의 기상장비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국내 기상산업 진흥을 위해 장비 국산화와 시장 활성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남 국장에 따르면 세계 기상장비 시장은 핀란드의 바이살라, 미국의 캠벨사이언티픽 등 소수 글로벌 업체들이 대부분 장악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기상장비 무역수지 적자가 2008~2010년까지 누적 규모로 323억원에 달한다. 기상장비 국산화율은 평균 29%에 불과하다.
남 국장은 “기상산업 전체로 봤을 때 국내 시장규모는 미국·일본의 약 2% 수준”이라며 “그나마 수익성이 낮은 기상장비 부문에 집중돼 고부가가치 창출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상청은 문제 해결을 위해 기상장비 국산화와 우수기술 상품화를 추진하는 한편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기상산업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기술역량을 강화하고, 기술·서비스의 민간 이전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송근용 한국기상산업진흥원 정책연구팀 팀장은 패널 발표에서 기상산업이 장비 부문에 편중돼 있는 점을 지적했다. 2011년 기준 국내 기상산업 종사 기업의 89.1%는 기상장비 분야며 기상예보·컨설팅 분야는 0.7~3.6% 수준에 불과하다. 이밖에 기상산업이나 중소기상업체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팀장은 “국내 기상기업의 기술력과 성장의지는 높지만 산업육성을 위한 정책개발과 지원이 미미해 시장조성에 혼란을 주고 있다”며 “기상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상산업의 기술 국산화 및 해외진출이란 주제로 발표한 고권성 STX엔진 상무는 국내 기상장비 업체들이 대부분 영세기업이어서 스스로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 상무는 “기상 관련 기업들이 대개 중소기업이나 영세기업으로 재무 능력이 부족해 장비국산화가 어렵고, 설령 장비를 해외에 수출하려 해도 적극적인 마케팅을 할 수 있는 능력 확보가 잘 안 돼 있다”며 “정부가 적극 나서 해외시장을 열어주는 교두보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기업들은 스스로 경쟁력 있는 국산 기상장비 개발과 홍보 활동을 통해 인지도를 넓혀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서 “정부와 기상산업진흥원은 국산 기상장비에 대한 성능 인증과 해외 입찰정보 및 현지 커뮤니케이션 지원, 다양한 인센티브 등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기종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사업조정본부장도 “기상산업 진흥을 위해서는 구체적인 제도화와 예산확충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산·학·연·관이 타이트한 네트워크로 지역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진흥원이 구체적인 시책 집행에 나설 때 사업화가 진행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행사를 주최한 최봉홍 의원은 “환경 노동 위원회를 맡으면서 기상산업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하고 있다”면서 “기업뿐 아니라 정부도 날씨 경영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 지구적으로 갈수록 잦아지고 있는 기상이변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경쟁력이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세계 경제의 80%가 기상 변화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며 “국내 기업과 정부도 기상정보를 활용한 날씨 경영을 도입하고 기상정보 활용시장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1940년대에 민간 기상서비스를 도입해 기상 관련 기업이 1000여 곳에 이르고 한 해 시장규모만 9조원대에 달한다. 하지만 국내는 민간 기상정보 시장 규모가 연 500억원 정도에 종사자도 500여 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예산 증대에 관해서도 분명히 했다. 최 의원은 “예산을 늘리기 위해서는 사용 목적과 필요성을 분명히 해야 정부에 적극적으로 요구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광준 기상산업진흥원장도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52%가 기상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산업이 복잡해질수록 그 영향은 더욱 커진다”며 “기업이 날씨를 어쩔 수 없는 자연현상으로 간주하지 말고 기업경영의 주요 변수로 인식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신계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등 국회의원 10여 명과 조석준 기상청장 등 기상 관련 전문가 15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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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