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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CO₂) 50억t 가량을 영구적으로 격리 저장할 수 있는 해저퇴적층이 동해 울릉분지 남서부 주변 해역에서 국내 최초로 확인됐다.

 

이산화탄소 50억t은 2030년에 우리나라가 CCS(Carbon Dioxide Capture and Storage=이산화탄소 포집 저장)방식에 의해 달성하고자 하는 연간 감축목표량인 3200만t을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150년 이상을 저장할 수 있는 엄청난 규모다. 또한 우리나라 1000만 가구가 100년 동안 배출하는 양(가구당 5 t)과도 맞먹는 양이다. 

 

국토해양부는 온실가스 감축대책의 일환으로 ‘이산화탄소 해저지중 저장소’ 선정을 위한 연구개발사업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4일 저녁 발표했다.

 

이번 연구를 주관한 한국해양연구원은 동해 울릉분지 주변 심부 퇴적층(깊이 800~3000m)에서 이같은 지층구조의 존재를 1차적으로 확인했다. 기존에 석유·가스 탐사를 통해 얻어진 방대한 자료를 2년간 연구·분석한 결과다. 우리나라에서 이산화탄소 저장소 선정을 목적으로 한 해저지층구조 연구결과 발표는 이번이 최초다.

국토해양부는 이번에 확인된 저장후보지를 대상으로 올해 중 3차원 탄성파 탐사를 실시해 지질구조를 입체적으로 파악할 예정이다. 2014년 시험 시추를 거쳐 2015년까지 대규모 이산화탄소 저장 대상지를 최종 확정해 고시할 계획이다.

 

CCS는 현재의 화석연료기반 경제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는 대안기술로 세계 각국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해양오염방지를 위한 국제협약인 런던96의정서는 지난 2006년 이산화탄소를 CCS사업에 의해 해양지중에 저장 가능하다고 규정한 바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년 전세계 이산화탄소 감축량의 19%에 해당하는 100억톤이 CCS 방식으로 처리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해저지중에 대량의 이산화탄소를 영구적으로 저장하기 위해서는 일정수준 이상의 압력과 공극률이 확보되어야 한다. 공극률이란 퇴적물 입자 사이에 존재하는 틈새의 비율로, 10% 이상 되어야 이산화탄소를 주입할 수 있다. 주입된 이산화탄소가 누출되지 않으려면 상부에 덮개 역할을 하는 진흙 성분의 퇴적층이 존재해야 하는 등 특별한 지층구조를 형성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이번에 동해 해저지중에 대규모 저장이 가능한 CCS 후보지를 발굴함에 따라 국내에서도 이산화탄소 포집-수송-저장에 이르는 모든 공정에 대한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 됐다”며 “지구온난화에 대비하고 CCS 시장 선점을 위한 국가간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도록 해양분야 CCS연구개발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CCS(Carbon Capture and Storage=이산화탄소 포집 저장) 기술
화력발전, 제철소 등에서 대량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수송해 800m 이하의 해양 퇴적층에 저장하는 기술이다.

 

■ CO₂지중저장 원리
800~3000m 깊이에 위치한 다공성(多孔性) 암석층의 공극(空隙=퇴적물 입자 사이의 틈새)에 저장된다. 이 때 공극률은 전체 암석 부피의 10~30%가 되어야 한다. 800m 이하의 퇴적층에 주입된 이산화탄소는 지온과 정수압에 의해 고온·고압의 조건이 되어 ‘초임계 상태’에 이른다. 초임계 상태가 된 이산화탄소의 부피는 대기 중의 100분의 3 이하로 줄고, 밀도는 600kg/㎥는 커져 저장효율이 높아진다. 이렇게 저장된 이산화탄소는 장기적으로 퇴적층 사이에 있는 물에 용해된다. 최종적으로는 물속에 녹아 있는 칼슘 등과 반응해 광물화 된다.

 

 

■ CCS 기술 개발 각국 동향
미국·EU·노르웨이·호주·일본 등 세계 주요국들은 CCS를 온실가스 감축의 핵심기술로 인식하고, 막대한 예산을 투자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고서령 기자 koseor@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