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화산 폭발로부터 국민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중국·북한과의 복잡한 정치적 이해관계를 푸는 것이 방재대책보다 더 중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방재연구소는 28일 열린 '2011 국제화산방재세미나'에서 화산폭발 촉매제인 지진이 2002년 6월부터 빈도와 강도면에서 크게 늘어났지만 중국 당국과의 커뮤니케이션 부재로 위험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화산관측소 자료에 따르면 2001년과 2002년 사이 747회 발생한 것에서 2004년에는 1260회까지 늘었다.
박병철 한국방재연구소 연구원은 "지진 빈도가 2002년 이후 1.8배가량 높아진 계기는 중국 동북부 왕청현에서 발생한 규모 7.3의 지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활발한 지진 활동이 백두산 화산 활동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구체적인 데이터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중국 당국으로부터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계 역시 백두산 화산 폭발 위기가 심화되고 있지만 국가와 국가간 공조는 제자리걸음이라는 데에 우려를 표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안전공학부 김찬호 교수는 "지난 여름 백두산을 방문해 실정을 직접 관찰하고 왔다"며 "분화 위험의 증후가 곳곳에 발견됐음에도 중국에선 백두산 화산에 대해선 입을 꾹 다물고 있는 상황으로, 정책적인 이해관계 때문인 것으로 풀이 된다"고 주장했다.
백두산이 분화하면 그 피해는 몇개월 전 폭발한 아이슬란드 화산보다 훨씬 더 클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현재 중국에서도 백두산관련 학자들의 주장만 발표될 뿐 구체적인 데이터는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직접 접촉이 어렵다면 국제기구를 통한 공조를 통해서라도 위험을 인지할 수 있는 루트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악의 시나리오에 맞춰 방재대응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강원대학교 백민호 교수는 "백두산 화산 폭발 가능성보다 중요한 것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졌을 때의 상황을 분석해 대비하는 것이다"며 "예측은 틀리수도 있지만 최악을 대비한 방재는 모든 상황을 보완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재난안전관리본부 관계자는 "범부처 간 중앙재난안전대책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며 "재난유형에 대한 부분. 네트워크, 당장 폭발이 됐을 때 복합재난에 대한 대비도 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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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