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스콜성 폭우로 기상청이 골머리를 앓는다. 국민 대부분은 “기상청의 강수량 예측은 예보가 아니라 중계”라며 비난한다.
기상청은 억울한 측면이 많다. 강수량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기상선진국인 미국과 일본 기상청은 강수확률만 예보하고 강수량은 아예 언급하지 않는다. 강수량 예보는 자신들이 분석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인정한 셈이다. 강수량을 100% 정확히 예보하기란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까. 기상청은 이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기후변화에 따른 집중호우 일상화 대응포럼’을 마련했다. 9월 6일(화요일) 공군회관에는 학계, 산업계, 언론, 정부 관계자 8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여름철 이상기후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첫번째 주제발표에서 정관영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같은 서울이라도 관악구는 시간당 100mm, 노원구는 9.5mm의 비가 쏟아졌다”며 “정확한 예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지역별로 기후변화에 알맞은 방재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동식 케이웨더 대표는 “예보가 갖는 불확실성을 국민에게 이해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강수량 예보는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지역별, 시간대별로 정확하게 예측하는 게 어렵다”며 "그렇다고 해서 '다른 국가에서는 하지 않는 강수량 예보를 했으면 그만’이라고 자위하는 수준에 그쳐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몇시간 단위로 예보하는 나우캐스팅(2-6시간 범위로 한 지역의 현재 날씨를 예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특히 “기상청이 제공한 예보를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예보 품질에 대해선 어떤 평가를 내리는지 항상 체크하고 피드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위해 예보가 대중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 등 유통 단계부터 예보관이 책임지고 품질을 높일 수 있는 체계를 갖출 필요성에 대해 제기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기상 예보와 방재 대응 업무를 같은 부서가 해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용성 강원대 지역건설공학과 교수는 “재난 업무가 여러 부처에 분산된 탓에 이상기후로 비상상황이 발생해도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관련법에 따르면 자연·인적 재난 관련 업무는 소방방재청이 관할하고, 행정안전부는 상황관리·정책결정지원 등의 업무를 맡는다. 행정안전부의 승인이 떨어져야만 소방방재청이 대응에 나설 수 있는 체계다. 이원화된 구조다.
김 교수는 또 “각 행정부처 내에도 재난 관련 부서가 존재한다”며 “통일되지 못한 대응 체계로는 이상기후에 신속한 대응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김성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은 “각 부처에서 기존의 방식에 머물러 있기 보다 달라진 기상 조건에 맞춰 변화해 나가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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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