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더위에 최근 시작된 대형 건물 실내온도 제한 조치까지 겹쳐 대형마트에서 절전형 냉방상품이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4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돌파하는 등 이달 기온이 평년 대비 1.3도를 웃도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식경제부가 전국 476개 대형 건물에 대해 시행 중인 에너지 사용제한 조치로 에어컨 등 기존 냉방기기 사용에 제약이 생김에 따라 이를 대체하는 냉방용품 수요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오는 9월 21일까지 주요 건물 실내온도는 26도, 공공기관은 28도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 같은 규제를 지키면서도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아이디어형 제품이 주목받는 것. 실제로 이마트에서 5월 1일부터 지난 17일까지 별도 전기선을 연결하지 않고 컴퓨터 USB단자에 꽂으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초미니 선풍기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95%나 늘었다.
사무실에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탁상용 선풍기 매출도 1년 새 57.9% 뛰었다.
같은 기간 자체브랜드(PB) 제품 5종을 포함해 홈플러스가 판매 중인 USB와 탁상용 등 총 19종의 미니 선풍기 매출도 20% 증가했다.
이들 제품은 풍력이 약해 작년까지만 해도 매장에서 구색 맞추기 이상의 의미는 없었다. 하지만 전기 소모량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 덕에 올해 유독 판매가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 이마트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USB 선풍기 소비전력은 0.2~0.5W, 탁상용은 25W로 일반 선풍기 소비전력(45~55W)과 비교하면 `초절전` 수준이다.
김진호 이마트 프로모션팀장은 "고객 반응이 좋아 작년보다 제품 구색도 최고 20%씩 늘려서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아예 전기가 필요 없는 냉방용품의 판매 열기도 뜨겁다.
일반 침구보다 5배 이상 냉감 효과를 내는 쿨 방석은 지난해 여름까지만 해도 홈쇼핑의 강자였지만 올해는 대형마트까지 그 인기를 확장했다.
지난 7일 이마트가 일본에서 직수입해 선보인 이 제품은 현재까지 550개가 팔려 나갔다.
이른 더위와 최근 에너지 절약 분위기에 맞춰 쿨 방석과 쿨 베개 등 관련 제품을 작년보다 50% 더 늘려 준비한 롯데마트도 쏠쏠한 매출을 올리는 중이다. 지난 5월 17일 내놓은 이들 제품군은 한 달새 5000여 개가 판매돼 다음달 말에는 준비 물량이 소진될 것으로 롯데마트 측은 보고 있다.
이 밖에 쿨 언더웨어 등 쾌적한 착용감을 주는 쿨 소재 의류는 이마트에서 이미 작년 한 해 판매량을 뛰어넘으며 순항 중이다. 롯데마트도 사전 기획을 통해 생산한 쿨 티셔츠 등을 대거 선보여 5월부터 지난 17일까지 관련 제품 매출이 30% 증가했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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