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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여름은 무더위와 휴가 때문에 결혼을 피하는 계절이다. 그러나 올여름은 예년과 다른 모습이다. 상반기 윤달(4월 21일~5월 20일)로 인해 하반기에 예식이 몰리면서 식장을 예약하기 어려워진 예비부부들이 7~8월로 날짜를 조정하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웨딩 전문업체 아이웨딩네트웍스는 7~8월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부부가 작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고 밝혔다. JW메리어트호텔 서울 역시 같은 기간 웨딩 예약률이 작년보다 15%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여름 웨딩 증가는 불황에 빠진 백화점에도 한 줄기 희망으로 작용했다. 전반적인 매출 부진 속에서 유독 혼수 상품만 꾸준히 판매가 증가하는 등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6월과 7~8월 결혼을 준비하는 고객(웨딩 마일리지 회원 기준)은 전년과 비교해 각각 59.6%, 12.9% 증가했다. 또 상반기 웨딩 회원 매출 성장률은 12.8%였지만 윤달이 끝난 후 한 달만 놓고 보면 43.7%나 됐다. 이는 예비부부들이 여름 결혼을 앞두고 5~6월 본격적인 혼수 장만에 나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윤달 후 1개월간 가전ㆍ가구ㆍ주얼리 등 혼수 관련 제품 판매 신장세가 뚜렷했다. 까르띠에, 불가리 등 여성 예물로 인기가 높은 주얼리 브랜드의 매출 신장률은 전년 대비 240%를 기록했다. 롯데백화점 측은 "주로 100만~300만원대 제품으로 심플하지만 어느 브랜드 제품인지 쉽게 알 수 있는 까르띠에 러브링, 티파니 밀그레인링, 불가리 불가리링 등이 인기를 끌었다"고 설명했다.

 

까사미아 등 가구와 르크루제, 휘슬러 등 주방용품 매출도 각각 237.9%, 201%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신부가 예복으로 주로 구매하는 미샤, 지고트 등 여성 캐릭터 캐주얼 브랜드가 윤달 후 매출 강세를 보였고, 커플룩으로 주로 구매하는 스포츠 의류 부문 역시 232.4% 신장세를 보여줬다.

 

현대백화점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5~6월 기준으로 `클럽웨딩` 가입 고객과 매출 신장률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회원 수는 작년 대비 49%, 매출은 90.8%가 늘었다.

 

특히 지난 2년간 동기간 10% 초반대였던 매출 신장률이 올해는 윤달 영향으로 9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남성 예복용 정장(29.8%)이 성장세를 이끌었다.

 

현대백화점은 압구정본점에 위치한 클럽웨딩 데스크에 요즘도 일평균 100건 이상 여름 웨딩 상담 문의가 온다고 밝혔다. 이정은 클럽웨딩 담당 주임은 "봄과 달리 여름 결혼식은 덥고 습한 날씨로 인해 혼수나 예복을 고르는 기준이 다른데, 이를 잘 모르는 고객들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여름 웨딩 고객을 잡기 위해 지난달 30일부터 3일간 본점에서 주얼리ㆍ시계 웨딩 페어를 진행했다. 또 기존 마일리지 제도에서 서비스 수준을 높인 `S웨딩클럽`을 새롭게 시작했다.

 

각 업체는 여름 웨딩 고객을 잡기 위한 다양한 혜택도 선보인다. 현대백화점은 클럽웨딩 회원에게 구매 금액대별 증정하는 상품권 기준을 기존 3%에서 5%로 올렸고 월 1~2회 웨딩클래스를 진행한다.

 

롯데백화점은 하반기 혼수 예물 트렌드 관련 DM을 발송할 예정이다. JW메리어트는 250명 이상 예식을 진행할 경우 전 세계 메리어트 계열 호텔에서 사용 가능한 포인트를 두 배로 적립해주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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