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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남지 않은 달력을 보면 문득 올해도 다 지나가버렸단 생각에 아쉬움과 우울함이 밀려들기도 한다. 하지만 일년 내내 겨울이 다가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린 스키어들로서는 추운 겨울이 다가올수록 들뜬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이는 겨울 한철 장사에 모든 승부를 거는 스키장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겨울이 다가왔다고 해서 무조건 스키를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해에 따라 11월부터 12월까지 오픈일이 일정치가 않기 때문이다. 그 해답은 바로 날씨에 있다.

 

스키장은 겨울철 기상변화에 따라 오픈일이 변동된다. 날씨가 어떠냐에 따라 매출 역시 천차만별 차이가 난다.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났던 어느 해에는 스키장들이 오픈을 계속 연기하다 결국 12월 중반이 넘어서야 겨우 부분 개장을 하기도 했다.

스키장을 찾는 고객이 감소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더 심각한 것은 제설비용의 부담이다. 날씨가 따뜻할 경우 아무리 인공눈을 뿌려 놓아도 금세 녹아버리기 때문이다.

사실 국내 스키장의 90% 이상은 인공눈에 의지하고 있다. 인공눈을 뿌리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하루 약 600만 원 정도로 눈이 부족할 경우 스키장마다 한 시즌에 7~8억 이상의 비용이 발생한다. 제설작업을 위한 인건비도 만만치 않다.

스키장의 고객감소와 제설비용에 대한 이중적인 부담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인공눈을 만들기 위한 조건을 만족시키는 일이 관건이다. 제대로 된 눈을 만들기 위해서는 낮은 온도와 적정 습도가 이루어져야만 한다.

 

그런데 눈을 만드는 재료로 물이 쓰이기 때문에 눈이 만들어지지 않는 온도와 습도에서 제설을 하게 되면 이미 쌓여 있는 눈마저 녹일 수 있다. 또 이렇게 많은 비용과 인력을 동원해 인공눈을 만들어 놓더라도 다음날 충분한 눈이 내려버리면 막대한 비용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인공눈을 언제 만들 것인가 또는 얼마만큼을 만들 것인가 하는 문제는 언제나 스키장의 영원한 숙제가 되고 있다.

스키장의 제설은 기상상황에 따라 이루어진다. 그래서 제설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가장 큰 변수가 되는 온도와 습도를 정확하게 알아맞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판단을 가능하게 해준 것이 바로 ‘웨더스테이션’이다.

 

대명 비발디 스키장은 ‘웨더스테이션’의 도입으로 효과적인 제설작업을 하고 있는 대표적인 곳으로 꼽힌다. 13개의 슬로프를 모두 자연설이 아닌 100% 인공설로 채워야 하는 스키장의 특성상 웨더스테이션의 운영은 그들만의 특별한 노력이자 필수적인 장치였다.

비발디 스키장의 제설팀은 효과적인 제설작업을 위해 슬로프 정상과 하단에 온도계와 습도계를 설치해 시간단위로 관측을 하고 있다. 슬로프의 높이와 위치에 따라 기온, 습도, 풍속 등은 달라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겨울철에는 시간단위로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수시로 기상상황을 체크해야만 한다.

 

이렇게 매시간 관측된 온도와 습도 자료를 바탕으로 제설 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제설에 필요한 적정 수준의 인적, 물적 자원도 결정된다. 과거 담당자의 주관적인 판단이나 잘못된 결정으로 수백만 원의 제설비용이 왔다 갔다 하던 모습은 이제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기상상황을 미리 탐지할 수 있게 됨으로써 눈이 내릴 때 스키장을 찾는 사람들이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도로에 쌓인 눈을 제거한다.

눈을 만드는 제설(製雪)과 눈을 제거하는 제설(際雪), 비용을 절감하는 스키장과 안전을 보장받은 고객. 이 모든 것들이 웨더스테이션으로 인해 더욱 큰 효과를 보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