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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 기상역사의 시작은 언제일까. 정답은 1904년 3월 25일이다. 기상청은 그 당시 목포에 설립된 기상관측소를 국제 규범에 의한 첫 기상관측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1904년 러일전쟁 당시 일본군은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기상관측이 중요하다는 사실에 공감했다. 만주와 한국의 주요 장소에 임시 관측소를 설치하기 시작했고 그 중 신안군 옥도에서 근대적 관측 업무를 개시했다. 한국 근대 기상관측의 시초다.
이후 1906년 4월 러일전쟁이 끝난 후 옥도의 임시관측소는 목포로 이전했다. 현재는 목포문화원으로 사용중이다. 이곳에는 지금까지 많은 과거 관측 자료들이 보존돼 있다. 목포시 연산동에 위치한 현재의 목포기상대로 이전하기 전까지 목포문화원 자리에서 33년 동안 기상을 관측했다.
근대 기상관측의 시작은 1904년이지만 ‘삼국사기’에도 신라·백제·고구려에서 발생한 지진, 홍수, 가뭄 등의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삼국사기에는 424건의 기상, 218건의 천문, 88건의 지진 등이 기록돼 있다.
기상청이 발간한 ‘한국기상기록집’에 따르면 첫 기상관측기관 기록은 통일신라 시절인 794년이다. 봄에 천문박사 1명과 누각박사 6명을 뒀다는 내용이다. 과거의 기상관측은 천문학과 병행했다. 천문과 누각(물시계) 관측을 시사하는 최초의 기록이다.
삼국사기에 기록된 최초의 지진 기록은 고구려 유리명왕 21년, 서기 2년이다. 이후 779년 신라 지진은 인명피해 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다. 3월 경주에서 지진이 발생해 죽은 사람이 100명이 넘었다고 삼국사기는 기록하고 있다. 집이 무너졌다는 기록을 토대로 현대 지진 규모로 환산하면 6.7에 해당한다.
‘삼국유사’에도 기상·천문·지진 기록이 있다. 각각 8건, 5건, 2건으로 대부분 특이현상이 주를 이룬다. 특히 ‘물고기가 비에 섞여 내렸다’는 기록이 눈길을 끈다. 전문가들은 용오름 때문에 발생한 현상으로 추측했다.
가장 많이 기록된 현상은 가뭄이다. 삼국사기의 기상기록 424건 중 가뭄은 112건으로 26.4%에 달한다. 그 뒤로 눈, 서리, 큰물(홍수), 우박, 천둥 등의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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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