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피곤하고 나른하지?”
30대 직장인 김모 씨. 매년 이맘때 나른하고 피곤해 고생한다. 일의 능률도 떨어져 상사의 눈치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춘곤증 때문이다.
봄이면 이유 없는 피곤을 호소하는 이들이 부쩍 증가한다. 김씨는 “날이 따뜻해지면서 몸이 나른해지는 것 아닌가”하고 춘곤증의 원인을 추측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계절의 변화 탓이다.
춘곤증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의학적 용어도 아니고 춘곤증이라는 병명도 없다. 봄철에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피로 증상이라서 붙여진 이름이다. 전문가들은 보통 겨울동안 움츠렸던 우리 몸이 따뜻한 날씨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피로로 추측한다.
한국당뇨협회 자료에 따르면 겨울철에 비해 활동시간이 늘어나는데 수면과 휴식, 영양섭취가 부족해서라는 것이 일반적인 통설이다. 나른하고 졸리는 것은 피부온도가 올라가면서 근육이 이완되서라는 주장도 있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유태우 교수는 협회 자료를 통해 체력이 좋은 사람에게는 춘곤증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유 교수는 “노인이나 어린이, 학생 등 따뜻한 봄이 되면 겨울에 비해 활동량이 많아지는 사람에게 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겨울철과 다르게 봄에는 낮 시간이 길어지고 상대적으로 밤이 짧아진다. 활동량은 많아지고 휴식이나 수면시간은 짧아진다. 그러나 우리 몸은 이런 변화에 곧바로 적응하지 못하면서 피곤이 찾아온다.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면서 밤낮의 길이에 몸이 적응하지 못해 춘곤증이 찾아오는 것이다.
낮이 길어지면서 늘어난 활동량 탓에 각종 영양소 필요성도 증가한다.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 등 겨울보다 3~10배 많이 소모된다. 때문에 신선한 채소와 과일로 에너지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특별한 처방은 없다. 전문가들은 적당한 운동과 충분한 수면, 마사지, 목욕 등으로 혈액순환을 도와 노폐물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한다. 맨손체조와 가벼운 스트레칭, 산책이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는데 도움된다.
이와 함께 고단백 식품과 비타민 등의 영양분을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보리와 콩, 계란, 시금치, 돼지고기, 깨소금 등 비타민B1이 많은 음식이나 냉이와 달래, 쑥갓, 미나리, 씀바귀 등 계절 나물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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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