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아메리카 사람들은 게으르고 북유럽 사람들은 깐깐하다.”
서로 다른 대륙 사람들의 성향을 나타내는 말 중 하나다. 라틴아메리카와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등 남유럽 사람들은 게으르고 낙천적이며 여유롭다는 선입견이 있다. 반면 독일 등 북유럽지역 사람들은 냉정하고 둔감하다는 편견도 있다. 이처럼 지역별로 성격이 다른 원인 중 하나가 바로 날씨다.
기상정보업체 케이웨더의 반기성 예보센터장은 “단기적 날씨변화는 사람 심리에 영향을 주고 날씨가 오랜 세월 축적되 형성한 기후는 지역 사람들의 기질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그의 저서 ‘워렛버핏이 날씨시장으로 간 까닭은’에 따르면 이탈리아나 스페인, 포르투갈 등 라틴계 민족은 기온이 높고 일조량이 풍부한 지역에 주로 산다. 따라서 낙관적이고 감성적이며 예술성이 탁월하다. 음악과 미술, 패션, 등의 분야가 발달한 것도 온난한 기후 탓이다.
반면 온도가 낮은 북유럽 지역의 사람들은 근면하고 인내심이 강하다. 또 둔감하고 냉담한 편이다. 집 안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 철학이나 과학 분야에 탁월하다.
날씨에 따라 사람의 기질이 다른 이유는 기후에 따라 동식물의 분포가 달라지고 그에 따라 지역 사람들의 기질이 형성되서다.
온도가 높은 열대지방 사람들은 잘 움직이지 않는다. 배가 고프면 먹을 만큼의 과일을 따 먹는다. 긴장하거나 깊이 생각하지도 않는다. 대부분 적극성이 부족한 성격이다. 정신·신체 활동은 심장 운동을 활발히 해 체온을 상승시킨다. 체온을 낮춰야하는 열대 지방 사람들에게는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남유럽과 라틴아메리카에서 시에스타(Siesta) 문화가 발달한 것도 날씨 때문이다. 시에스타는 이탈리아와 그리스 등 지중해 연안 국가와 라틴아메리카의 낮잠 풍습이다. 무더위 때문에 일의 능률이 오르지 않아 낮잠으로 기력을 회복한 뒤 저녁까지 일한다는 취지다. 지중해 연안 지역은 여름철 한낮의 기온이 40도를 넘을 정도로 덥다. 스페인 무르시아의 경우 최고온도가 무려 47.2도다.
시에스타때는 상점은 물론 관공서도 문을 닫는다. 때문에 시에스트 풍습을 잘 모르는 관광객들은 대낮에 문 닫힌 상점을 보고 당황하기 일쑤다. 남유럽, 라틴아메리카 사람들의 게으름이나 끈기 부족의 상징처럼 인식되기도 했다.
이탈리아는 오후 1시부터 3시 30분, 그리스는 오후 2시부터 4시로 나라마다 시간 차이가 있다. 스페인의 경우 생산성 향상을 위해 2005년 12월 관공서의 시에스타를 폐지했다. 그러나 30분 정도의 짧은 낮잠은 원기를 회복하고 지적·정신적 능력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생물학적 필요에 의한 풍습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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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