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수온이 상승하면 물고기의 성염색체 변화를 야기해 수컷 비율이 높아져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해양연구소의 피페러(Piferrer) 박사 연구팀은 수온이 4℃ 상승하면 송사리의 한 종류인 대서양 실버사이드(Atlantic silverside)의 수컷 비율이 98%에 이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피페러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성비 불균형의 원인은 유전자다. 물고기와 파충류는 사람과 달리 성을 결정하는 XY 성염색체가 없다. 약 40여종의 어류에서 성은 염색체 종류가 아니라 수온에 의해 결정된다.
온도가 올라가면 DNA 메틸화가 진행되어 남성호르몬을 여성호르몬으로 변환시키는 효소가 억제된다. 온도가 올라가면 남성호르몬이 많게 되어 수컷이 많아지는 것이다. IPCC에 따르면 금세기 말까지 바닷물 온도가 최소 1.5℃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고기의 성비 균형을 깰 수 있는 수준이다.
알에서 부화한 치어를 20일 동안 자연환경보다 3-4도 정도 높은 수온에 노출시키면 수컷의 비율이 80%에 이르게 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대표적인 예가 양식장이다. 수컷이 암컷보다 많은 경우가 있다. 알에서 부화한 치어가 자연상태보다 높은 온도에서 사육되기 때문이다.
류종성 안양대학교 해양생명공학과 교수는 “수컷의 증가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지구온난화가 바다에 미치는 영향은 수온 상승 외에도 해양산성화, 해수면상승 등 다양하고 누적효과로 바다의 물고기들이 급감할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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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