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시 죽전동에 위치한 한 공장. 겉모습은 다른 공장과 비슷하지만 생산하는 제품이 독특하다. 푸릇푸릇한 생명력을 머금은 채소들이 한달에 2.22톤, 150g 봉지 1만 5,000개를 출시한다. 제품 이름은 수입 엽채류의 한 종류인 ‘롤로’다. 2009년 12월부터 가동을 시작한 ‘식물공장’이다.
기후변화에 대응해 사계절 농산물 생산이 가능한 식물공장이 늘고 있다. 식물공장은 통제된 시설 내에서 생물의 생육환경인 빛, 공기, 열, 양분 등을 인공적으로 제어한다. 공산품처럼 계획생산도 가능하다. 이처럼 식물을 인공적으로 재배하는 기술과 공장이 발전하는 이유는 이상기후현상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동해안 남부지역이 폭염피해를 입었다. 태백 고랭지는 폭우로 무너졌다. 영남 내륙지방은 가뭄으로 농작물이 타들어갔다.
한파·폭설, 농작물· 시설물 피해 심각
2011년 겨울 몰아친 한파로 전라도와 경남지역에 농작물 피해가 심각했다. 1월 평균기온은 영하 9도를 밑돌았다. 최저기온은 영하17.3도까지 떨어졌다. 한파로 경남지역 시설하우스 작물 196ha가 고사했다. 전북 녹차 생육에도 장애가 발생해 2,452ha가 피해를 입었다.
폭설로 인한 피해도 만만치 않았다. 2010년 12월 말 서해안과 중부지방에 한파와 대설이 강타했다. 2011년 1월 초 포항시 동해면이 52cm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2월 중순에는 영동과 경북 북부지역에 많은 눈이 내렸다. 폭설이 내린 지역의 비닐하우스, 인삼재배시설, 축산시설 등이 무너지면서 545억2천900만원의 피해액이 발생했다.
봄철 이상저온현상, 과수·밀 피해
2011년 1월부터 4월까지는 이상저온현상이 농작물에 악영향을 미쳤다. 1월 최저기온은 평년보다 4도가 낮았고 일부지역도 73년 이래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했다. 특히 밀 생산지역인 전라도와 경남지역은 2월 이상저온으로 밀 백수피해가 났다. 재배면적의 65%인 1만 2000ha다. 사과, 포도, 배 등 과수도 재배면적의 11.7%인 1만9000ha에서 저온피해가 발생했다.
여름철 집중호우·태풍, 농작물 침수와 가축·어류 폐사
7월부터 8월 사이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이어졌다. 7월 7일부터 16일까지 고흥은 305.5mm, 진주 318mm 등 일 최다 강수량 극값을 기록했다. 1961년 이후 50년만의 최장기록이다. 중서부지역 농작물 침수지역이 5만1000ha에 달했다. 가축 37만마리, 전복 44만마리도 폐사했다.
7월 26일부터 29일까지 중부지방에도 기록적인 강우가 쏟아졌다. 동두천 449.5mm, 문산 322.5mm, 서울도 301.5mm의 강우량을 보였다. 농작물 침수지역이 1만7000ha였고 폐사한 가축이 30만마리였다.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태풍 ‘무이파’의 위력도 상당했다. 농작물 침수 등으로 2만 7000ha, 낙과 1,906ha의 피해가 났다. 시설채소 190ha, 폐사된 닭과 오리의 수도 69만 마리다.
가을 이상고온, 월동작물 이른 생육·겨울 동해 우려
10월 중순이후 평년보다 고온이 지속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거제 25.8도, 창원 24.8도, 영주24.5도, 철원 24도 등 11월 중 일최고기온 극값을 경신하는 지역이 속출했다. 이상고온현상은 월동작물 생육을 증가시켰다. 일찍 파종한 청보리와 난지형 마늘 등의 웃자람 현상이 발생했다. 이른 생육은 월동작물의 겨울철 고사를 예고하고 있다.
농업재해 종합대책 수립·피해복구비 지원 확대
이상기후로 피해액이 증가하고 농작물 생산지 지도가 바뀌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정부와 관계기관은 이상기상 등으로 인한 자연재해 예방과 최소화를 위해 대책마련에 나섰다. 기상청과 소방방재청 등이 협조해 예방과 신속한 복구·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연락관 파견 등 공조체계를 마련했다. 과수와 맥류 등 농작물과 농업시설 사전·사후관리 대책도 추진한다. 특히 여름철과 겨울철 농업재해대책 상황실을 운영해 기상현상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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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