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더 Inside > 웨더 Inside > 밤이 가장 긴 절기 ‘동지’…전국 강추위

서울 아침기온이 영하 7도까지 떨어지고 낮 최고기온도 영하 4도에서 머물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제주도와 충청 이남 서해안지방에는 눈이 내린다.

동지(冬至)는 태양이 적도 이남 23.5도의 동지선(남회귀선) 곧 황경(黃經) 270도의 위치에 있을 때를 의미한다. 그래서 양력 12월 22일이나 23일 무렵이다. 민간에서는 동지를 흔히 아세(亞歲) 또는 작은설이라도 불렸다. 태양의 부활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어 설 다음가는 날로 대접했다. 또 동지는 날씨가 춥고 밤이 길어 호랑이가 교미한다고 하여 ‘호랑이 장가가는 날’이라고도 부른다.

동지는 날씨하고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민간풍속에는 동짓날 일기(日氣)가 온화하면 이듬해에 질병이 많아 사람이 많이 죽는다고 한다. 또 눈이 많이 오고 날씨가 추우면 풍년이 들 징조라고 여긴다. 동짓날이 추우면 해충이 적으며 호랑이가 많다는 믿음도 있다.

동짓날이 되면 기온이 영하로 내려간다. 이때 연못의 수면이 얼어붙어 얼음의 모양이 쟁기로 밭을 갈아놓은 것처럼 된다. 이것을 선조들은 용갈이[龍耕]라고 불렀다. ‘동국세시기’ 11월 월내조에는 “충청도 홍주 합덕지에 매년 겨울이 되면 얼음의 모양이 용이 땅을 간 것 같이 되는 이상한 변이 있었다. 남쪽에서 북쪽으로 언덕 가까운 쪽으로 세로 갈아나간 자취가 있으면 이듬해는 풍년이 들고, 서쪽으로부터 동쪽으로 복판을 횡단하여 갈아나가면 흉년이 든다고 한다”는 내용이 있다.

동지에는 동지팥죽을 먹는다. 팥을 고아 죽을 만들고 여기에 찹쌀로 단자를 만들어 넣어 끓인다. 팥죽을 다 만들면 먼저 사당에 올려 동지고사(冬至告祀)를 지내고, 각 방과 장독, 헛간 같은 집안의 여러 곳에 놓아두었다가 식은 다음에 식구들이 모여서 먹는다.

팥죽을 사당에 놓는 것은 천신의 뜻이고 집안 곳곳에 놓는 것은 축귀의 뜻이다. 이로써 집안에 있는 악귀를 모조리 쫓아낸다고 믿었다. 이것은 팥의 붉은색이 양색(陽色)이므로 음귀를 쫓는데 효과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붉은 팥은 옛날부터 벽사(辟邪)의 힘이 있는 것으로 믿어 모든 잡귀를 쫓는데 사용됐다. ‘동국세시기’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 의하면 “공공씨(共工氏)에게 바보 아들이 있었는데 그가 동짓날에 죽어서 역질 귀신이 되어 붉은 팥을 무서워하기 때문에 동짓날 붉은 팥죽을 쑤어서 그를 물리친다”라고 적혀 있다.

동지는 서양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신약성서에는 예수의 탄생 날짜 기록은 없다. 농경민족인 로마인의 농업신인 새턴(Saturn)의 새턴네리아 축제는 12월 21일부터 31일까지 성했다. 그 중 25일이 동지 뒤 태양 부활일로 기념된 날이었다.

<출처-한국세시풍속사전>

정다운 기자 jdw2218@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