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나 오징어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희소식이다. 반면 대구나 명태, 도루묵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나쁜 소식이다. 또 더위에 약하다면 살인적인 폭염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 눈꽃축제에 즐겨 간다면 지금이라도 사진을 많이 찍어둘 것을 추천한다. 미래에는 눈꽃축제가 열릴 가능성이 현저하게 낮아지기 때문이다.
원인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다. 국립기상연구소 등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반도는 2050년에는 기온 3.2도, 강수량 16%, 해수면 평균 27cm가 상승한다.
여름은 5개월 이상 지속되고 겨울은 한달 짧아진다. 폭염은 약 3배 더 강해지고 열대야 현상도 6배 증가한 30일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폭우와 집중호우 발생 가능성도 높아져 농작물 재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내륙을 제외한 전국이 아열대성 생태계로 변하면서 가뭄과 홍수의 증가에 따른 수자원 관리가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관련 기관 및 전문가들은 미래 한반도 모습이 현재와 큰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가 현재의 추세로 진행된다면 미래 한반도 모습은 어떨까.
뜨거운 한반도…폭염 사망자 늘어
2050년 한반도. 강원 산간지방과 경기 동북부지방을 제외한 대부분이 아열대성 기후를 띄면서 덥다. 제주도와 울릉도는 아예 겨울이 사라졌다.
한달간 지속되는 폭염과 열대야로 사망률은 10% 이상 증가했다. 폭염에 의한 추가 사망자는 약 3,200명에 달한다. 기온이 1도 상승했을 때 폭염사망률은 약 3% 증가했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은 일반인에 비해 4배 이상 더 취약했다.
벼 생산량 감소…식량난 심각
국내 벼 생산량이 5~10% 감소했다. 원인은 이상기후다.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면서 폭우와 집중호우, 한파 등 예측하기 어려운 기상현상이 잦아지고 이는 벼의 작황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강우패턴이 일정치 않아 가뭄과 폭우가 번갈아 계속됐다. 이 때문에 피해는 더욱 컸다. 문제는 국내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전세계적으로 이상기후 현상이 계속되면서 식량 부족은 국제적 골칫거리다.
겨울축제·스키장 설 곳 사라져
지구 온난화 탓에 국내 겨울축제와 함께 자연설 스키장도 보기 힘들다. 겨울이 짧아지고 기온이 오르면서 얼음이나 빙어, 눈꽃 축제 등 사랑받던 즐길거리들이 설 곳을 잃었다.
가장 타격이 큰 곳은 스키장이다. 개장일수가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날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이상기후는 스키장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흰 눈과 얼음이 어우러진 강원도 태백, 대관령 등지의 눈꽃축제도 마찬가지다. 계절 행사인 만큼 추운 날씨를 전제로 축제가 진행되지만 환경부나 국립기상연구소 등 관련 기관의 전망은 비관적이다. 겨울 축제는 명맥만 유지하는 형편이다.
명태·도루묵·대구 어획량 감소…고등어·오징어는 증가
해수온도가 상승하면서 어획 지도도 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년 전보다 한류성 어종의 어획량이 33.1% 감소했다. 동해바다에서 한류성 어종인 명태와 도루묵, 대구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반면에 난류성 어종인 정어리와 멸치, 고등어, 꽁치, 방어, 오징어 등은 난류를 따라 북상 이동하면서 동해바다에 출몰한다. 이는 회유성 어종의 회유 패턴 변화와도 연관된다. 겨울철 월동을 위해 따뜻한 남쪽 해역으로 내려가는 난류성 어종이 겨울철에도 동해안에 분포하면서 새로운 어장을 형성했다. 그만큼 수온이 상승했다.
해충 급증…과수농가 ‘빨간 불’
주홍날개꽃매미로 인한 과수농가 피해도 급증했다. 보통 꽃매미 알집은 겨울 한파로 얼어죽어 이듬해 발생 면적과 밀도가 줄어든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겨울이 짧아지고 기온이 오르면서 주홍날개꽃매미로 인한 피해는 늘어났다.
특히 포도농가에 큰 피해를 입혔다. 매미가 포도나무의 진액을 빨아먹어 나무를 고사시키는 것이 원인이다. 지난 2007년 처음으로 주홍날개꽃매미로 인한 포도농가 피해가 접수된 이래 해마다 피해는 늘고 있다.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아 그동안 관찰되지 않았던 강원도 지역에도 주홍날개꽃매미가 어렵지 않게 발견된다.
“여름에 보일 새가 겨울에…” 여름철새 텃새화
한반도 기온 상승에 따라 따뜻한 겨울이 계속되면서 여름철새의 텃새화가 갈수록 뚜렷해졌다. 왜가리의 경우 여름철새였다가 텃새화된 대표적인 조류다.
2003년과 2008년을 비교해도 5년 사이에 여름철새가 겨울에 관찰된 경우는 3배 이상 증가했다. 이들 철새는 주로 담양습지 등 먹이가 풍부한 곳에서 서식한다.
국립기상연구소는 2100년 한반도 기온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해 여름철새 텃새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2050년 현재, 노랑부리백로와 꼬마물떼새, 노랑눈썹솔새 등 여름에만 볼 수 있었던 새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늘푸른’ 소나무 보기 힘들다
소나무와 잣나무 등 한대성 침엽수는 북부지역으로 몰렸다. 2100년에는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한반도 기온이 오르면서 난대 수종인 활엽수가 식생 범위를 넓혔다. 기온이 올라가면 소나무는 겨울을 봄이라 착각해 스스로 탄소동화작용을 활발하게 한다. 이 증산작용 때문에 수분을 급격히 잃고 죽어나갔다.
병충해로 인한 고사도 늘었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소나무나 잣나무에 예전에 없던 병충해가 나타난 것이 원인이다. 조상들부터 대대로 가꿔온 선산에 소나무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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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