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더 Inside > 웨더 Inside > 2050년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없다

환경정책평가연구원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와 권원태 국립기상연구소장에 따르면 2050년이 되면 대한민국은 아열대성 국가로 변하고 기후변화에 대한 사전예방을 하지 않을 경우 엄청난 경제공항에 직면하게 된다. 대한민국은 아직 기후변화에 안정적이라는 인식에 충격을 주고 있다.

권 소장은 “90년대 비해 2000년대 기후변화 피해액은 3배 이상 커졌다”며 “지난 100년간 기온은 1.8도, 강수량도 217mm 증가했다”고 밝혔다.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는 이같은 추세를 반영한 2050년 대한민국을 살폈다. 자료에 의하면 먼저 폭염과 열대야에 따른 사망자가 증가한다. 1년 중 한달 이상 지속되는 날이 많아지면서 2050년까지 사망률은 10% 이상 증가한다. 3천200명 이상의 추가 사망자가 예상된다고 센터는 밝혔다. 고온다습한 환경으로 아열대성 질병인 말라리아 발생도 9% 이상 증가한다.

서울의 봄은 2월 말부터 시작되고, 여름은 10월 초까지 이어진다. 제주도와 울릉도의 겨울은 없어진다.

홍수와 가뭄도 빈번해지면서 물 관리의 중요성도 커진다. 일 80mm 이상의 집중호우가 60% 이상 증가하고 강수량의 지역별 편차도 심해진다. 반대로 경상도와 전라도 내륙은 상대적 가뭄이 발생한다.

낙동강, 금강, 영산강의 하천 유량은 감소하고, 농업용수는 기온 상승으로 급격히 증가해 물 부족 사태가 잇따른다. 이에 따라 농업의 생산성이 감소된다. 2050년까지 쌀 생산성은 18%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사과와 배 등의 과수는 품질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고랭지 채소 등은 재배적지가 북상하면서 재배면적이 축소된다.

산림과 육상 생태계도 변화된다. 소나무는 경기북부와 강원지역에만 분포되고, 동백나무 등 난대수종이 서울에서도 관찰된다. 생태계가 변화면서 생물 다양성도 감소된다. 꽃매미 등 남방계 외래곤충이 증가하고 멧돼지 개체 수 증가로 농작물의 피해가 확산된다.

해양 생태계와 해안지역 변화도 불가피해진다. 제주 산호 군락지는 백화현상으로 볼 수가 없게 된다. 참조기, 갈치, 꽃게 등의 서식지도 북상한다. 표층 수온이 상승하면서 대형해파리가 증가해 어업․양식업에 직접적 피해를 입힌다.

지구 온난화가 심해지면서 해수면도 상승한다. 지난해 KHOA(국립해양조사원)은 해수면이 1m 상승하면 원자력발전소를 제외한 방조제, 무역항, 매립지 등의 침수 위험을 경고했다. 이같은 내용이 현실화된다는 것. 권원태 소장은 “동해안은 35cm 남해안 23cm 서해안 23cm가 각 상승한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해일도 증가하면서 여의도의 11.3배에 달하는 면적이 범람한다.

산업분야에도 영향을 미친다. 보험, 방재, 기후변화컨설팅, 기후의료 등의 새로운 산업이 호기를 맞는 반면 기존 산업은 부지와 구조물 손상, 소비자 수요변화 등으로 위기를 맞는다.

기후변화 피해는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1월에는 48년만의 평균기온 극값을 갱신했다. 한파로 전력수요가 급증하고 농작물 피해에 따른 가격도 급등해 서민 경제에 타격을 줬다. 또 포항시에는 69년만에 폭설이 내리고 동해시는 최심적설 102.9cm를 기록했다.

여름으로 다가서는 5월부터는 기습적인 집중호우와 무더위, 태풍으로 피해를 입었다. 도로와 농경지 등이 침수되고 산사태로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장염․폐렴 환자도 증가했다. 장마 후에는 평균 30도 이상의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8~90대 노인 등 인명피해도 발생하고, 순환정전사태라는 초유의 사건도 일어났다.

권원태 소장은 “피할 수 없는 기후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지금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비용이 GDP의 1%에 불과하지만, 방치할 경우 전세계 GDP의 5~20%로 엄청난 경제공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권 소장은 “기후변화가 언제쯤, 어디서, 어떻게 일어날지 예측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사용될 수 있는 기후변화 시나리오가 필요하다”며 “기후와 날씨의 예측정보 활용을 위한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다운 기자 jdw2218@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