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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무리가 지면 비가 온다’, ‘아침 무지개는 비, 저녁 무지개는 맑을 징조다’.
날씨와 관련된 속담이다. 오늘날에까지 전해진 속담 중 날씨와 관련한 것이 많다. 옛 선조들은 농업과 어업에 영향을 미치는 날씨에 민감해서다. 자연현상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날씨를 예상했다. 축적된 경험을 토대로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것이 속담이라는 형태를 갖췄다. 따라서 날씨 관련 속담에는 경험 속의 과학이 숨어 있다.
그러나 이 속담들이 100% 정확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케이웨더 전승철 예보관은 “날씨를 단정 짓기에는 워낙 변수가 많아서 딱 떨어지게 ‘맞다, 틀리다’라고 말하기 힘들다”라며 “확률이 높거나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번쯤 들어봤을 법 한 속담 10개와 과학적 근거를 소개한다.
달무리가 지면 비가 온다
달무리는 달 언저리에서 밝게 빛나는 둥근 띠를 말한다. 대기 중의 빙정에 의해 빛이 굴절, 반사돼 나타난다. 8km 높이의 권층운이 생길 때 나타난다. 그 권층운이 하늘을 덮으며 달무리를 만드는 것은 온난전선이 가깝다는 것을 뜻한다. 점차 구름 높이가 낮은 중층운, 하층운이 몰려오면서 비가 올 확률이 높다. 햇무리 역시 마찬가지다.
아침 무지개는 비, 저녁 무지개는 맑을 징조다
동쪽에 뜬 아침 해가 서쪽 구름에 반사돼 보이는 아침 무지개는 비가 올 확률이 높다. 우리나라는 전반적으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부는 바람이 잦다. 서쪽 구름이 바람을 타고 비구름이 올 확률이 높다는 의미다. 반대로 서쪽의 해가 동쪽의 구름에 반사돼 나타난 저녁 무지개를 봤다면 비 올 걱정은 덜어도 좋다. 이미 비구름이 바람을 타고 지나간 것을 뜻해 맑을 확률이 높다.
화장실 냄새가 지독하면 비가 온다
저기압이 접근하면 구름이 늘고 일사량이 줄어든다. 따라서 상승기류가 억제되면서 냄새가 지면 근처에 퍼져있게 된다. 또 실내외의 온도 차이가 줄어들면서 자연환기가 잘 되지 않아 냄새가 더 심하게 느껴진다.
갓난애가 보채면 비 온다
흔히 기분상태를 저기압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불쾌지수가 높아 짜증이 나기 쉬운 상태를 뜻한다. 특별한 이유 없이 갓난아이가 보채며 울면 비가 올 확률이 높은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성인보다 더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겨울 산이 울면 눈이 내린다
산이 운다는 표현은 강한 바람이 산맥을 타고 넘을 때 내는 ‘우우웅~’소리를 말한다. 이러한 바람은 겨울의 시베리아 고기압이 크게 발달하면서 북서풍이 갑자기 한반도로 밀려들며 발생한다. 높은 산맥에 바람이 막히고, 뒤따라오던 습기가 더 이상 전진하지 못하고 큰 눈을 쏟아붓게 된다. 케이웨더 반기성 예보센터장은 “현대 기상학이 밝혀낸 속담으로 산이 운 뒤 5~6시간 뒤에 눈이 내린다”고 말했다.
겨울밤 구름 없이 맑으면 곧 눈이 온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씨는 고기압 중심에 위치한다는 뜻이다.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날이 맑다가도 곧 뒤따라오는 저기압의 영향을 받아 눈이 내리던 것을 표현한 속담이다. 실제로 겨울철 이동성 고기압은 시속 50km에 달하는 빠른 속도로 이동한다.
저녁노을이 지면 맑고, 아침노을이 지면 비 온다
해가 진 후에도 대기중의 미립자는 지면 가까이에 떠있다. 이때 지평선 가까이의 태양광선이 공기층에 길게 비치면서 짧은 파장의 빛은 산란되고 긴 파장의 적색계통만 우리 눈에 들어온다. 이것이 노을이다. 저녁 노을은 서쪽 하늘에 미립자, 먼지가 많다는 것이고 바람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날씨가 좋을 징조다.
아침의 짙은 안개는 맑을 징조다
아침안개는 대부분 이동성 고기압의 중심부에 들어 맑개 갠 날 밤과 아침 사이에 잘 발생한다. 주로 복사안개로 해가 뜨면 공기층이 따뜻해지면서 점차 맑아지고 햇빛이 잘 들어 기온이 상승, 더울 수도 있다.
며느리에게는 봄볕을, 딸에게는 가을볕을 쬐게 한다
며느리보다는 딸을 위한다는 뜻의 속담이다. 옛 조상들의 경험이 바탕인 이 속담은 실제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 봄에는 미세먼지와 꽃가루, 황사가 많고 습도가 낮다. 자외선도 강하고 일사량은 가을보다 1.5배 더 많다. 봄볕이 피부에 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장구벌레가 물 위로 뜨면 비가 온다
장구벌레는 모기의 유충이다. 물 속에 사는데 가끔 수면까지 올라와서 몸 끝 가까운 곳에 있는 1개 관을 물 위로 내놓고 숨을 쉰다. 장구벌레는 어류가 아니어서 호흡을 위해 물 표면에 떠오르는 것이다. 때문에 날씨와는 관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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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