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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 대응을 위해 소방정책을 현실에 맞게 재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서울소방학교에서 개최된 ‘기후변화에 따른 도시형 자연재난 빈발과 소방의 역할’ 세미나를 통해서도 전문가들은 도시형 자연재난에 알맞은 대응방안이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올 여름 서울지역에는 연강수량의 1/3에 달하는 443.5mm의 비가 3일 만에 내렸다. 호우일수도 2배로 증가했고  당시 전 공무원은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복구인원은 13만1,000여명, 장비는 1만7,000여대가 동원됐다. 제거한 토사만 5,763톤에 달했다. 지난해 서울에는 25.8cm라는 기상관측 이래 최대 폭설도 내렸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가 원인이다. 이에 세계 각국은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를 목표로 다양한 노력 중이다. 녹색연합 녹색에너지디자인 김제남 운영위원장에 따르면 한국은 에너지 소비량 세계 10위, 증가율은 세계 1위다. 20년 전에 비해 전력소비량이 3배 증가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세계 9위, 증가율 역시 세계 1위다.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12톤이다. 서울과 부산을 자동차로 왕복 84회 했을 때와 같은 수치다.

 

온실가스는 에너지부문에서 84.7%가 발생한다. 전력생산에 36.8%, 산업부문이 32.4%를 차지한다. 수송부문 19.4%, 가정과 상업부문 10.6%, 공공 기타 0.9%를 각각 차지한다.

 

한국은 지난 100년간 평균기온이 1.5도 상승했다. 세계 평균의 2배에 달한다. 겨울이 짧아지고 여름이 길어지면서 개화시기도 빨라졌다.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 역시 2도 이상 올랐다. 이는 최대풍속이 시속 70m, 일일 강수량 1,000mm 이상의 폭우를 동반하는 4등급 이상 슈퍼태풍의 가능성이 높아진 것을 뜻한다.

 

그러나 한국기후변화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에너지 기반 시설과 산업시설은 기온 상승, 태풍 및 폭풍, 홍수와 집중호우에 취약해 우려를 낳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에 따라 현실적인 재난 대응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발표자로 나선 서울소방재난본부 조선호 소방정책팀장은 응급복구 통합지휘시스템 미비와 물적 대응력 부족, 물자조달 및 보급 시스템이 미흡하고 주장했다.

 

조 팀장은 “효과적인 현장대응 활동을 위해 소방중심의 통합자원운용이 필요하다”며 “소방관서에 소형중장비 배치와 보급시스템 구축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기상재난에 대응하는 역량 강화를 위해서 재난 대비 교육과 연구활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총체적 지식정보시스템의 필요성도 주장했다.

 

기후변화가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따른 대응방안도 제시됐다. 서울소방학교 구조구급센터 문준동 전문위원은 털진드기 북상으로 인한 쯔쯔가무시병, 모기 매개체인 뎅기열 등 질환의 국내 유입을 우려했다. 때문에 보건 분야의 조기 경보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 위원은 “감염성 질환을 통제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며 “의료 수요 증가를 대비해 충분한 자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기후변화 완화전략에서 시작해 재해대비, 조기반응, 회복, 예방이 사이클을 이루는 대응 전략도 제시했다.

 

서울소방학교 소방과학연구센터 박찬석 씨도 현행 재난관리 체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재난관리 조직의 통합운영 체계화에 미흡했다는 것이다. 현장 지휘체계의 혼란도 덧붙였다. 그는 “중복된 지휘라인과 중첩된 업무수행, 직렬 간 의사소통이 문제”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통합형 재난대응체계와 지휘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유경 기자 leeyou@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