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끝을 장식하는 기상방송. 기상이변으로 날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상방송의 중요도도 높아졌다. 아울러 기상방송을 진행하는 기상방송인의 인기도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최근에는 미모의 기상캐스터들이 많아지면서 연예뉴스의 한 꼭지를 장식하는 일도 많아졌다. 기상캐스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아나운서 지망생들도 대거 기상캐스터로 진출하고 있다. 하지만 경쟁률은 치열하다. 전국방송에 필요한 기상캐스터는 50명 정도. 그만큼 등용문이 좁다.
아나운서의 영역이지만 기상정보라는 전문적인 분야를 다루는 만큼 요구되는 자질도 까다롭다. 기상캐스터 또는 기상방송인은 언제부터 등장했을까. 기상방송인에 관한 10가지 이야기를 풀어봤다.
1 기상방송인 1호 김동완
기상방송인의 포문을 연 이는 김동환 기상통보관이다. 기상방송조차 익숙치 않았던 1972년 첫 방송을 시작했다. 기상방송이 나올 때 친숙했던 날씨음악과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기상방송인이다. 중앙관상대 공채8기, 국립기상기술원 양성소 1기 수료했고 80년대 예보분석관, 통보관, 예보과장으로 활동하면서 전문기상방송인의 한 획을 그었다. 이를 흉내내는 개그프로그램들도 속속 늘어났고 그의 기상전문가로서의 명성은 기상방송인의 영역을 스케치하기에 충분했다.
2 기상전문기자 ‘야인시대’
기상전문기자라는 명칭마저 생소하던 때에 몇 안돼는 기상전문기자가 존재했다. 대표적 인물이 조석준 기상청장이다. 대기과학과 전공자로 1981년 KBS에 국내 1호 기상전문기자로 입사한 그는 컬러 TV시대와 함께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
80년대 후반부터 2001년까지 KBS에서 20년간 간판 기상캐스터로 활약하면서 MBC 김동완 캐스터와 함께 기상 전문캐스터 시대를 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국내 첫 기상전문기자로 기상청에 출입한 지 30년만인 올해 기상인들의 수장자리에 올랐다.
이 외에도 YTN과 연합뉴스, itv에도 기상전문기자가 있었다. 이들의 역할은 주로 기상정보분석이다. 항공운항과, 대기과학과 출신들이 대부분이었고 군대에서도 공군장교 등 항공분야 경험이 있는 기자들이 기상전문기자로 활동했다.
3 여성 기상캐스터 시대 돌입
김동완 기상통보관과 조석준 기상전문기자에 도전장을 던진 여성 기상캐스터가 등장했다. 바로 91년 KBS에서 방송을 시작한 이익선 기상캐스터다. 그녀는 기상청을 집 드나들 듯이 왕래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만큼 전문적인 영역인 기상정보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다. 이후 기상정보를 여성의 말투로 전달하는 캐스터의 역할이 중요하게 부각됐다.
4 여성 기상캐스터 ‘천하’
최근의 기상캐스터는 예쁜 얼굴에 아름다운 몸매까지 겸비한 여성들로 연일 화제다. 인터넷 검색 1위를 수시로 차지할 정도다. 올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주목받은 TBC 이진희와 박은지 기상캐스터가 대표적. 아나운서에 이어 기상캐스터들의 영상을 캡처해서 모아놓는 갤러리에도 수많은 마니아들이 몰려들었다.
기상캐스터들이 인기몰이를 하면서 영화나 광고, 드라마 연기자로 진출하는 경향도 생겨났다. 기상캐스터가 연예계 진출을 위한 통로가 된 셈이다. 기상캐스터라는 직업이 전문직을 넘어서 연예시장의 새로운 셀프브랜드로 떠오르고 있다.
5 남자 기상캐스터 ‘블루오션’
남자 기상캐스터로 대표적인 인물은 MBC 이재승 기상캐스터다. 연예인화 되어 가고 있는 여성 기상캐스터들 사이에서 남성 기상캐스터라는 미개척지에 도전했다. 남성 기상캐스터는 기존의 남성 예보관출신 방송인보다 진행이 매끄럽고 딱딱하지 않다는 게 장점이다. 남성의 패션트랜드를 주도하는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이재승 기상캐스터는 개인 인터뷰에서 남성 기상캐스터로서의 차별성을 ‘어미 처리’에 두었다고 밝혔다. 여성 기상캐스터가 톤을 올려서 경쾌하게 말하는 반면 자신은 스포츠 느낌으로 굵직하고 힘있게 말한다고 했다. 여성의 밝고 귀여움 대신 남성의 진지함과 신뢰함을 두자는데 초점을 맞췄다.뒤를 이어 OBS김장환, TBS 김상윤, 케이웨더 진유현 캐스터 등이 등장했다.
6 예보관 출신 기상방송인 ‘renew 기상전문방송’
최근 종합편성 채널이 늘어나면서 새롭게 등장한 분야가 기상청 예보관 출신 기상방송인이다. 김승배 기상전문해설위원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야구나 축구에도 해설위원이 있듯이 기상방송에도 이제 해설인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그만큼 기상분야가 전문영역이 됐다.
매일의 기상정보를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기상학 지식을 갖춘 전문가가 기상이변과 각종 재난재해와 관련해 자신의 전문적인 지식과 예지력을 활용해 기상에 대한 전문적인 도우미가 되고 있다.
7 기상전문기자 영역 ‘세분화’
기상전문기자의 영역도 두드러지고 있다. 기상전문기자의 영역은 기존의 기자가 맡던 기상정보쪽 보다는 기상정책과 환경 등 전문적인 영역으로 세분화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과학자가 꿈이었던 KBS 신방실 기자도 기상전문분야로의 월경에 성공한 케이스다. 기상전문기자가 되기 전 과학저널에서 일했고 KBS에서 기상전문기자로 일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건 교육용 기상과학서적도 출간했다.
재난방송의 역사와 함께 하며 기상전문기자로 입지를 굳힌 김성한 기자 역시 자신만의 분야를 개척한 케이스다. 2002년 태풍 ‘매미’, 2003년 태풍 ‘루사’가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뒤에 정부와 언론사는 재난대비 방송과 자연재해에 취약한 당시 상황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다. 언론 내에서도 그 부분을 책임질 만한 기상전문기자가 필요한 트랜드가 반영됐다.
8 스마트폰 확대로 가까워진 기상정보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하면서 어플리케이션에서의 기상방송 경쟁도 치열하다. 날씨전문미디어 온케이웨더 기상캐스터가 스마트폰 어플에서 뜨는 대표적 기상방송인이다. 630 날씨 예보 사이트를 운영하는 등 국내에선 알아주는 날씨 정보 제공 업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스마트폰에 등장하는 기상캐스터의 인기도 높다. 온라인과 스마트폰을 통해 사이버 기상캐스터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가고 있다.
9 기상캐스터 전문분야 심화
기상캐스터들이 많이 양산되면서 기상캐스터들의 향후 비전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익선 캐스터를 비롯한 전직 기상캐스터들은 자신의 경험을 모아 책을 펴냈다. 또한 각종 전문스피치 강단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과학과 관련된 기상분야를 특화시킨 예도 있다. YTN 김지현 기자는 YTN기상캐스터에서 과학전문기자로 전문분야를 심화시켰다.
조석준 기상청장은 기상전문기자로 방송을 하다가 2009년 첫 민간 기상센터인 케이웨더 630 예보센터의 초대 센터장을 맡기도 했다. 기상방송인이 전문분야의 독보적인 위치에 서기 유리한 직업으로 각광받는 이유다.
10 기상방송 새로운 재미를 만든다
기상캐스터가 방송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들도 국내외적 이슈를 만들어내곤 한다. 기상캐스터를 꿈꾸며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출연해 ‘액션 기상 캐스터’로 1위를 차지한 남혜정씨가 OBS에서 실제 기상캐스터로 채용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외국에서도 기상캐스터의 웃지 못할 해프닝이 담긴 사례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벌레가 무서워 도망간 기상캐스터, 고양이를 안고 출연한 기상캐스터 등 재미있는 해프닝도 많다. 그만큼 방송의 재미 또한 살려주는 역할도 기상방송인에게 부여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의정 기자 irumy20@onkweath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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