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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한반도에서 가장 더웠던 날의 온도와 지역은 어디일까. 더위의 도시라 불리는 대구라고 생각하기 쉽다. 정답은 2004년 7월 30일 38.5도를 기록한 밀양이다. 기상청 자료를 토대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년도별 최고기온을 살펴봤다.

 

조사 결과 최고 기온을 기록한 달은 6월 1번, 7월 4번, 8월 5번으로 나타났다. 2005년 6월25일 포항은 37.7도를 기록해 6월에 가장 더웠던 날로 기록됐다.

 

10년 중 최고 기온이 가장 늦게 기록된 날은 날은 2003년 8월22일 울산에서 관측된 35.4도다. 2003년은 밀양도 35.4도를 기록해 최고 온도를 보였다. 그러나 밀양에서 기록된 온도는 8월4일이었다. 우리나라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7월부터 8월 중순까지가 무더운 날씨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밀양이 10년 동안 가장 더운 날 세 번을 차지해 더운 도시로 나타났다. 밀양은 2003년 35.4도, 2004년 38.5도, 2009년 38.3도를 기록했다. 2004년 7월30일 밀양에서 관측된 38.5도는 지난 10년 동안 가장 더웠던 날이다.

 

포항과 합천이 두 번으로 뒤를 이었다. 포항은 2001년 7월4일 37.5도와 2005년 6월25일 37.7도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했다. 합천 역시 2006년 8월10일 38도, 2007년 8월3일 36.9도로 2년 연속 우리나라에서 가장 더운 도시였다. 

 

2002년은 7월28일 37도를 기록한 인천이 그해 가장 더운 도시로 관측됐다. 2008년은 영덕이었다. 7월6일 37.7도를 기록했다. 작년인 2010년에는 8월5일 강릉 온도가 37.1도로 가장 더운 날로 기록됐다.

 

인천을 제외한 9번이 영동지역과 경상도 내륙 지역으로 유독 더운 날씨를 보인 도시로 나타났다.

 

무더운 날씨로 인해 최근 10년 새 폭염과 열대야도 끊이지 않았다. 기상청은 6월~9월에 일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이고 일최고열지수가 32도 이상인 상태를 ‘폭염’으로 정의하고, 이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주의보를 발표한다.

 

 

최근 10년간(‘01~’10) 전국 평균 폭염 발생일은 8.9일이었다. 분지지형인 대구, 밀양, 전주 등이 높은 분포를 보였다. 그밖의 도시들을 살펴보면 청주가 7.3일, 충주가 8.7일, 추풍령 6.7일, 보은 6일, 제천 5.4일을 기록했다. 대관령은 관측 이래 폭염이 관측된 바가 없다.

 

‘열대야’는 해가 진 후 다음날 아침까지 기온이 25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무더운 밤을 일컫는다. 최근 10년간(‘01~’10) 열대야의 특성은 제주도가 19~34일, 해안 10일 내외, 내륙은 5일 내외였다. 평균 발생일수는 대도시나 남해안을 중심으로 한 해안가 부근이 많고, 백두대간 부근은 적은 분포를 보였다. 대관령, 추풍령, 제천, 봉화, 장수는 열대야가 관측되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폭염과 열대야 현상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 폭염기간 동안 서울의 일최고기온이 30도 이상인 날이 무려 49일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폭염 발생일수는 12.1일로 최근 10년간(2001~2010년) 평균 발생일수인 8.9일보다 높았다. 특히 8월은 평년보다 0.3일이 증가했다. 2010년 여름철 폭염특보는 736번으로 2009년 170번에 비해 4.5배 급증했다.

 

폭염으로 인한 사건사고도 많았다. 지난 10년간 발생한 자연재난으로 인한 인명피해의 47%, 재산피해의 41%가 8월에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소방안전본부가 최근 10년(2001~2010)간 전국 월별 자연재해 현황을 분석해 보니 모두 133건이 발생했다.

 

특히 이 가운데 8월에만 23건의 자연재해로 306명(45%)의 인명피해와 6조8357억원(40%)의 재산피해가 났다.

 

물놀이 안전사고는 최근 3년(2008~2010년)간 모두 261건이 발생해 281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중 7월 하순과 8월 중순 사이 전체의 66%인 146건이 발생해 156명이 피해를 입었다.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폭염 발생시에 사망자수가 73.3%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은 장시간 외부에서 노출돼야 하는 행상인이나 독거노인, 만성질환자 등 소외계층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폭염 위험에 노출돼 있는 노약자, 거동불편자 등 폭염 취약계층은 55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김태환 기자 pigletkth@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