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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계절, 가을이다. 시대가 바뀌어 종이책보다 전자책 리더기나 스마트폰, 태블릿PC로 독서를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국내 출판시장은 위축됐다. 이에 비해 전자책 산업은 해마다 급성장하고 있다. 종이책 산업보다 훨씬 기후친화적이라는 이유다. 정말 전자책이 종이책보다 더 기후 친화적일까.

 

한국전자출판협회에 따르면 국내 출판시장은 1997년 4조원에서 2008년 2조5,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가 국제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종이책에 소비되는 종이는 연간 200톤이다. 이는 30년생 나무 3,500만 그루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에 비해 전자책은 매번 책을 구입할 때마다 나무와 종이를 소비하지 않는다. 배송료도 필요없다. 배송이 없으니 석유 소비도 없다. 저장과 휴대가 간편한 장점이 있어 인기다.

한국전자출판협회는 국내 전자책 시장 규모는 2006년부터 2013년까지 연평균 32.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전자책 시장은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27.2%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스마트폰 사용자가 급증한 것도 전자책 산업 성장에 한 몫 한다. 지난달 30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10월 28일 기준으로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 수는 2,000만명이 넘었다.

최근 교보문고는 올해 1/4분기 전자책 판매량을 분석해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1분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간 대비 6.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책 사업을 시작한 2006년과 비교하면 500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 이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강세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종이책과 전자책 중 어느 것이 더 기후친화적인지에 대해서는 의견 차이가 있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는 1년에 책을 10권 이상 읽는 사람이라면 전자책을 사용하는 것이 훨씬 기후 친화적이라고 주장했다. 독일 생태연구소가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전자책 리더기 제조 및 사용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25kg이 배출된다. 200쪽 분량의 A5 크기 종이책 10권을 펴내려면 11k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전자책 리더기 제조에 더 많은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만 한 해에 10권씩 2년 이상 전자책을 읽는다면 이야기는 다르다. 같은 수의 종이책을 읽는 것보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어 기후 친화적이라는 것이다. 몇 년에 걸쳐 장기간 독서할수록 전자책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또 디스플레이의 한 종류인 전자잉크는 전력소비가 훨씬 적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LCD 디스플레이가 8시간 동안 구동이 가능하다면 전자잉크를 사용하는 전자책 리더기는 한 번 충전으로 최대 2주간 지속된다. 페이지를 넘길 때를 제외하면 배터리를 거의 소모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뉴욕타임즈는 이미 2010년 10월 4일자 기사를 통해 전자책이 친환경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기사에 따르면 전자책은 원자재부터 제조, 운송, 읽는 도중, 처분할 때 등 전 과정에서 이산화탄소와 에너지가 소비된다. 특히 제조 과정에서 전자책이나 종이책이 모두 해로운 독성물질이 나오지만 전자책이 70배나 넘게 악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또 낮에 책을 읽을 경우, 전자책이 절전이 된다 하더라도 전기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에 종이책이 에너지 절약 측면에서는 이득이라고 밝혔다.

프랑스의 환경보호단체 ‘Les Amis de la Terre(지구의 친구들)’도 지난해 3월 30일 ‘전자책:첨단기술의 신기루, 환경적으로는 재앙’이라는 글을 통해 전자책을 비판했다.

이 글은 전자책에 흔치 않은 광물이 들어가기 때문에 광물 채취로 숲이 망가지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콜탄, 리튬같은 귀중한 광물을 필요로 하고 이러한 광물 채취는 숲 황폐화의 주원인이라고 덧붙였다.

프랑스의 출판사 ‘Hachette’가 Carbone4(탄소전략자문연구실)에 의뢰해 연구한 자료에 따르면 전자책 리더기 하나는 종이책 1권보다 이산화탄소 250배를 더 배출한다. 또 전자책이 종이책과 같은 환경적 영향을 미치려면 3년 동안 전자책 리더기를 바꾸지 말아야 하며 연간 80권을 읽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유경 기자 leeyou@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