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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나쁘면 보수층이 이긴다.”
“비가 오면 투표율이 떨어진다.”
날씨와 선거에 관련된 속설이다. 선거철이 되면 투표율에 영향을 끼치는 변수 중 하나로 ‘날씨’를 꼽는다. 항간에 떠도는 날씨와 선거의 관계가 모두 맞을까. 26일 서울의 기온이 가장 추운 날씨가 될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가 있는 만큼 날씨와 선거의 관계에 대해 짚어봤다.
#. 추우면 보수층 불리하다… “글쎄”
기상청은 선거 당일인 26일 서울 최저기온은 1도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날씨가 쌀쌀할 것으로 예보되자 한나라당이 불리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날씨가 추워지면 오전 시간대에 투표하는 고연령층의 투표율이 떨어질 것이라는 속설 때문이다.
그러나 선거관리위원회의 지난 10년간의 재보궐선거 투표율 자료에 따르면 기온과 투표율의 상관관계는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2004년 10월 30일 재보궐 선거 결과 33.2%였다. 당시 평균기온은 11.3도, 다음 해인 2005년 4월 30일의 투표율 33.6%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평균기온은 23.5도로 2004년과 큰 차이를 보였다.
2005년 10월 26일의 경우, 40.4%의 투표율을 보였지만 평균기온은 14.9도였다. 직전 선거였던 4월 30일에 비해 기온은 낮았지만 오히려 투표율은 높았다.
그럼에도 쌀쌀한 날씨를 주목하는 이유는 이번 선거의 당락을 가를 쟁점 중 하나가 투표율이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 역시 이전과 마찬가지로 세대별로 지지하는 후보가 뚜렷한 양상이다.
두 후보가 현재 오차범위 내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어 어느 세대가 더 많이 투표하느냐에 따라 당락을 짐작할 수 있어 일부에서는 선거 당일 날씨를 주목하고 있다.
#. 궂은 날씨, 투표율 저하
비가 오면 투표율이 떨어진다는 것은 사실이다. 2000년 이후 10년 동안 재보궐 선거가 이뤄진 것은 총 22번이다.
날씨가 맑았던 날은 모두 16번, 비가 온 날은 5번, 소나기가 내린 날은 한 번이었다.
2000년 6월 8일 재보선이 21%로 투표율이 가장 낮았다. 이날 비가 왔다. 23.3%를 기록한 2008년 6월 4일, 24.8%를 기록한 2006년 7월 26일 역시 비가 내려 낮은 투표율을 보였다.
이에 반해 투표율이 40%를 넘었던 날에는 화창하게 맑은 날씨를 보였다. 2001년과 2005년, 2009년이 모두 그랬다. 특히 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2001년 10월 25일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의 경우, 평균운량(하늘을 덮고 있는 구름의 양의 비율. 0부터 10까지 나눈다. 0은 구름 없이 맑은 하늘, 10은 하늘 전체가 구름에 뒤덮인 것을 뜻한다)이 0.8에 그쳤다. 투표율이 40.4%였던 2006년 10월 25일에는 평균운량 0.9를 기록하는 등 대부분 구름조차 없는 맑은 날씨를 보였다.
투표율이 낮으면 보수층이, 높으면 진보층이 유리하다는 속설도 있다.
최근 5년 평균 투표율 최저치인 24.8%의 투표율을 기록한 2006년 재보궐 선거는 진보 측이 패했다. 당선자 4명 중 3명이 보수 측 소속이었다. 최고치였던 40.8%를 기록한 2009년의 선거는 보수 측이 패했다. 당선자 5명 전부 무소속이거나 진보 측 소속이었다. 이는 투표율에 따라 승패가 좌우된 일례다.
그러나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선거와 날씨의 연관성에 대해 공식적으로 조사한 자료는 없다”고 말했다. 날씨가 투표율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날씨가 나빠서 나들이를 가지 못해 투표장에 갈 수도 있고, 아예 밖에 나가지 않을 수도 있는 등 해석하기가 애매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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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