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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한 기후와 환경에서만 살던 전염병 바이러스가 점차 활동 영역을 넓히는 등 발병 지도가 바뀌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 중 하나로 기후변화를 꼽으며 장기적·적극적 대비와 주의를 당부했다.
실제로 올해 초 1월 돼지 324만 마리와 소 15만 마리 등 340여만 마리를 도살 처분했던 구제역 피해도 날씨와 관련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평균 기온이 4도 이하일 때 활동한다. 지난 겨울, 전국적으로 기록적인 한파가 몰아쳐 낮 평균 기온이 영하권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구제역 피해가 컸던 이유 중 하나를 바로 이같이 추운 날씨라고 꼽았다.
기후변화로 인해 이전에는 사례가 없던 전염병이 새로 발병한 경우도 있다.
지난 2006년 유럽 전역에서 200만 마리의 양과 소를 죽게 했던 청설병도 당시 영국에서 사상 최초로 발생했다. 네덜란드와 벨기에에서 시작된 청설병은 날벌레를 매개로 바이러스가 영국으로 건너갔다. 원래 청설병 바이러스는 15도 이하에서는 활동을 못하지만 마침 영국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바이러스가 큰 피해를 입혔다. 남아프리카가 원산지인 청설병 바이러스가 기후변화로 영국에까지 영향을 끼친 것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우리나라 온도가 섭씨 1도 상승할 경우, 5가지 전염병의 평균 발생률은 4.27% 증가한다고 예측했다. 연구원이 지난 2005년부터 3년간 전염병 발생을 기준으로 온도 변화에 따른 전염병 발생을 연구한 결과다.
또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 및 생태계의 변화가 전염병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 때문에 바이러스의 매개체가 다양한 이동경로로 이동해 새로운 지역으로 전파된다는 것이다.
2010년에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가 발행한 논문 ‘기후변화와 인수공통전염병’에서도 한국 평균 기온 상승으로 아열대성 전염병 증가를 경고하는 등 전문가들이 장기적으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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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