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화산 폭발이 이슈가 되고 있지만 발생 가능성과 이후 여파에 대해 기상청과 학계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예전부터 학계는 화산 폭발의 주기를 감안했을 때 백두산이 폭발할 시기가 머지않았음을 경고해왔다. 실제 백두산은 지난 1000년 동안 10여 차례 소규모 분화했다. 가장 최근에 분화한 것이 1903년이다.
윤성효 부산대학교 지구과학교육학과 교수는 "지금 백두산은 1000년 단위의 대분출 주기와 100년 단위의 소규모 분출 주기가 함께 도래했기 때문에 정확한 시기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분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내 기상청은 아직 백두산 화산 폭발에 대한 가능성을 거론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영수 기상청 기상연구관은 “아직 뚜렷한 전조 현상이 밝혀진 것이 없다”며 “현재 중국으로부터 관련 위성데이터를 제공받고 있지 못해 분석할 수 있는 자료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계는 위성관측자료에서 이미 전조현상이 드러나고 있다고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윤 교수는 “실제로 백두산 주변에서는 전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이용한 분석 결과 2002~2007년 천지 주변이 10cm 이상 부풀어 오른 것이 확인됐고, 지하산림의 수목들은 현재 고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후 영향력에 대한 의견도 엇갈린다. 학계는 화산 폭발이 발생할 경우 VEI 7급으로 예측하고 있다. VEI는 폭발 지속시간, 분출물의 높이와 양 등을 종합해 화산폭발의 강도를 지수화한 것이다.
지수가 1단계 높아질수록 폭발강도는 10배씩 증가한다. VEI7의 경우 7000명의 사망자를 낸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 폭발의 10배에 달하는 강도다.
학계는 백두산이 폭발하면 전 세계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가장 큰 영향은 화산재가 햇빛을 차단하면서 ‘화산겨울’이 찾아온다는 점이다. 전 세계가 어둠과 추위에 한동안 시달릴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기상청은 “백두산 화산이 폭발한다고 해도 직접적이니 영향은 북한과 중국 지역에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남한은 간접영향권에 들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과거의 백두산 화산 폭발 이후 위력은 어느 정도였을까. 백두산은 서기 946년과 947년 두 차례 분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폭발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강도는 VEI7이었다.
당시 일본 훗카이도 혼슈 지방에 5~10cm 두께로 화산재가 쌓였다. 백두산은 100㎦ 이상 화산재를 배출했다. 이 정도면 한반도를 1m 이상 덮을 수 있는 양이다.
더불어 지난해 유럽을 강타했던 아이슬란드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 보다는 약 1,000배가 넘는 강도다.
| Tip 백두산 폭발 강도 VEI7 예상, 어느 정도 위력일까
백두산 폭발은 VEI7급으로 분류된다. 이 등급은 1815년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분출이나 1883년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 화사분출보다 한 단계 더 위험하다.
VEI6이었던 탐보라 화산은 1815년 폭발하면서 화산재와 이산화황(SO2) 가스가 성층권까지 올라가 태양빛을 차단하면서 여름이 없던 해로 기록됐다.
미국, 캐나다 동부지역은 6월에 눈폭풍이 발생했고, 7월과 8월에도 호수나 강에서 얼음이 관찰됐다.
1883년 크라카타우 화산 분출 때도 이후 몇 해 동안 서늘한 여름이 계속됐다. 5년 후인 1888년 적도 지방인 인도네시아에 눈이 내리기도 했다. |
|
손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