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가을가뭄이 지속되고 있다.
8월 하순부터 시작된 가뭄은 전국적으로 평년 대비 46% 수준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여름에 집중호우로 물난리를 겪었던 농가가 가을가뭄으로 또 한차례 어려움을 겪고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한달 동안 지역별 강수량은 서울이 25.6mm로 평년 169.3mm에 비해 15.1%로 가장 적었다. 대구는 38.5mm로 평년 143.5mm에 비해 35.9% 수준이고, 창원은 27.9mm로 167.3mm에 비해 16.7% 밖에 되지 않았다.
9월 강수량이 가장 많은 지역은 울산이다. 96.5mm가 내렸다. 평년(168.2mm)에 비해 57.4% 수준이다.
특히 제주도 서귀포는 47.8mm로 221.6mm의 평년 강우량에 비해 21.6%에 머물렀다. 고산지대는 평년 116.2mm의 2.6% 수준인 3mm밖에 되지 않아 극심한 가뭄고통을 겪고 있다.
이같이 가을가뭄이 이어지면서 수확시기를 앞둔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여름 장마와 집중호우로 논밭 토질이 유실되는 등의 피해를 겪고 난 이후 이제는 가뭄으로 흙과 농작물이 말라 버렸다.
제주 서부지역의 가을가뭄은 30년만 찾아온 터라 속수무책인 상태다. 비가 내리지 않아 마늘과 브로콜리, 콩 등이 제대로 자라지 않아 수확량이 지난해보다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배추와 무 잎은 속까지 노랗게 말랐다.
게다가 제주 서부지역은 지난 7월 장마로 인해 밭을 갈아 엎는 등 농작물 피해가 심했던 지역이다. 설상가상으로 안개비와 고온다습한 날씨로 유채, 메밀, 감자 수확도 적잖은 피해를 봤다. 가을가뭄이 길어지면서 상품 출하 시기도 늦어져 가격경쟁력도 떨어진 상태다.
이에 따라 제주도 등 각 시군청은 가뭄대책의 단계별 확대 추진을 위해 유관기관과의 역할분담 등에 나섰다. 농촌 가뭄대책지원 운동을 대대적으로 유도해 나가고 있지만 장비와 일손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또 관수시설이 충분치 않아 물부족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한편, 기상청은 기압골이 다가오기 어려운 가을철인 만큼 10월 중순이 지나서야 강수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 가을가뭄으로 농가의 난항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정의정 기자 irumy20@onkweath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