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덥다”는 탄식이 절로 나오는 날씨다. 절기상 가을에 접어 들었음에도 덥고, 늦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어제(15일) 오늘(16일) 중부지방의 낮 최고기온은 30도까지 올라갔다. 대전과 광주, 대구, 부산 등도 30℃를 넘나들었다. 늦더위에 전력수요가 몰려 사상 초유의 정전사태까지 벌어졌다.
습고 더운 기운의 북태평양고기압이 아직 한반도를 떠날 생각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날씨가 바뀌려면 북태평양고기압이 남쪽으로 내려가고, 그 자리를 대륙성고기압이 메워야 한다.
지난해엔 북태평양 고기압이 너무 빨리 남하해 10월부터 서리가 얼 정도의 추위가 찾아 왔는데, 올해는 옴짝달짝하지 않는다. 8월 말과 9월 초, 일본에 불었던 태풍 탈라스와 꿀랍이 한반도에 덥고 습윤한 기운을 몰고 온 탓이다.
예보관들은 열기구의 원리를 예로 들고 있다. 남쪽으로부터 덥고 습윤한 공기를 지속적으로 공급받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북쪽으로 더 밀려 올라가고 있다. 반면 밀려 내려와야 하는 차가운 기운의 대륙성 고기압은 북태평양의 기세에 밀려 정체돼 있다.
두 기압간의 다툼에 따라 어떤 날은 덥고, 어떤 날은 추운 날씨가 반복되고 있는 것.
박선우 케이웨더 예보관은 “대륙성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 다툼이 예년 같으면 9월 초쯤 마무리가 돼야 하는데 올해는 9월 24일에야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다음주 주말쯤이면 완연한 가을 날씨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관영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9월 말부터는 대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16~23℃ 범위 이내의 선선한 날씨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손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