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은 공포영화 감독들에게 유난히 무서운 여름이었다. 무더위를 잊게 해준다는 점에서 공포영화는 여름철 ‘흥행보증수표’였다. 그러나 올해 여름 풍경은 다르다．
하루 예매율에 있어 한자리 수 이상을 넘지 못하고 있다. 덥고 습한 날이 예년보다 길었지만 잦은 비와 집중호우로 날씨 덕은 전혀 보지 못했다는 평가다．
가장 먼저 개봉해 감독을 공포에 몰아 넣은 공포영화는 콜렉터다．사채 빚을 갚기 위해 도둑질을 하던 한 남자가 알 수 없는 다른 존재에 의해 쫓기는 내용이다．
영화가 의도한 가슴‘철렁’ 한 공포는 관객이 아닌 감독에게 돌아갔다. 영화진흥위원회영화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４만４천명의 관객에 그쳤다.
걸그룹 멤버를 내세운 공포영화는 그나마 사정이 나았다．티아라 함은정을 주연으로 내세운 화이트－저주의 멜로디는 ７８만 명의 관객이 몰렸다.
“헬로, 시드니”란 대사와 함께 묘한 공포감을 자극하던 스크림４ 역시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다. 앞선 시리즈의 경우 예매율 1, 2위를 다툴 정도로 반응이 좋았지만 올해는 맥을 못췄다．관객수는４만６천명이다．
고양이는 개봉 직후엔 잠시 관객몰이에 성공하는 것처럼 보였다. 첫날 관객이５만9천명을기록했다.그러나 서서히 관객이 줄더니 결국 ６６만 명으로 흑자를 기록하진 못했다.
최근에 개봉한 공포영화 역시 스타트부터 불안하다. 기생령은 유료시사회에 915명이 참가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 ８월 11일 개봉한 블라인드가 공포영화의 자존심을 지켜주고 있다．개봉한 지 14일만에 손익분기점 140만 명을 돌파했다. ８월 29일 오전 6시 기준 관객수 １80만 명을 넘었다．
반면 블록버스터 영화들은 200만을 쉽게 돌파하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공포영화가 식혀주지 못한 무더위를 긴박감 넘치는 액션신이 잊게 해 주는 분위기다.
특히 최종병기 활은 8월 28일 430만명을 넘어서면서 올해 한국 영화 중 가장 빠른 흥행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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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