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재해가 늘면서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정확한 날씨예보의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하지만 예보를 뒷받침할 기상청의 기상관측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자료가 누락되고 일부만 표출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지난 해 4월부터 백령도에 우리나라 최초로 이중 편파 레이더를 정식으로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대체적으로 바람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부는 편서풍 성향이 강해 서해 날씨 관측이 매우 중요하다. 백령도는 우리나라 최북서단으로 기상 상태를 감시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비·눈·우박 등을 구분할 수 없었던 기존의 단일 편파 레이더와는 달리 이중 편파 레이더는 강수의 형태를 구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상청은 이중편파레이더 도입으로 겨울철 서해에서 발달하는 대설과 봄·여름 빈번하게 발생하는 소나기와 우박을 구분해 집중호우, 태풍 등의 위험 기상을 효과적으로 탐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관측 장비의 오작동으로 일부만 기록돼 관측율이 떨어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백령도에 이중 편파 레이더가 정식으로 운영을 시작한 지난 해 4월부터 8월까지 오류사례는 총 221건이었다. 같은 기간 인근 관악산 단파 레이더의 오류가 18건임을 감안하면 확연히 차이가 나는 수치다. 월별로 보면 백령도 레이더에 오류가 발생한 날은 평균 50%가 넘었다.
기상청은 오는 2019년까지 전국의 단일 편파 레이더 10대를 이중 편파 레이더로 교체할 계획이다. 하지만 해당 레이더의 오류 발생이 여전해 강수관측의 연속성을 해치고 있어 장비 도입 전 검수가 필요해 보인다.
또한 해당 레이더 제조사인 미국 EEC사가 지난해 호주 업체로 인수됨에 따라 향후 교체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는지 여부와 장비 유지보수에 문제가 없는지 여부도 점검돼야 한다.
바람의 움직임을 3차원으로 측정하는 장비인 연직바람관측장비(이하 윈드프로파일러) 역시 장비 장애로 인한 자료 누락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8월19일은 강원지방기상청, 군산기상대, 원주기상대 등 전국의 윈드프로파일러 장비의 작동이상으로 오전 12시부터 3시50분까지 약 4시간 동안 바람의 움직임이 기록되지 않았다. 특히 서해기지의 장비 고장률이 높고, 추풍령기상대의 장비는 현재까지 멈춰있는 상태다. 장시간의 자료 누락 뿐 아니라 이후에도 자료의 수시 빠짐, 고층데이터의 이상관측, 데이터 표출의 이상이 발생했다.
집중호우나 태풍과 같이 실시간으로 급변하는 날씨를 정확히 예측하려면 대기의 흐름을 연속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때문에 기상관측 장비의 작동을 연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정기 점검은 필수다.
당초 기상산업진흥원은 윈드프로파일러 제조사인 프랑스 디그리안사의 국내 대리점인 한 민간기상업체와 지난해 7월까지 유지보수용역 계약을 체결했었으나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후 해당 업체가 용역계약에 단독 입찰로 참여했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제안서 부적격판정을 내리며 탈락시켰다. 그 뒤로는 용역사업 공고 자체가 전무한 상태다.
현재 유지보수를 직접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기상산업진흥원은 관측 장비에 이상이 발생했을 시 업체에 의뢰하는 단기적인 점검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제조사의 기술지원 및 부품공급확약 등의 지원이 거의 없어 관측데이터 품질의 저하와 장비 고장률의 증가가 우려되는 실정이다.
 최유리 온케이웨더 기자 YRmeteo@onkweath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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