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지형적·시기별 특징을 예측하기 힘든 이상폭설이 발생하고 있어 이에 따른 신속하고 정확한 초기상황판단과 효과적인 대응방안 마련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기상청이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발간한 ‘2014년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겨울동안 폭설, 한파 등 우리나라에 이상기후가 빈번하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날씨 영향에 축산·농가 등 피해 속출
지난해 2월은 6~14일, 17~18일 동해안지방에 기록적으로 많은 눈이 내렸다. 이때 내린 눈은 1911년 기상청 계측 이래 103년 만에 최장기간을 기록했다. 최심적설(쌓인 눈의 최고 높이)은 미시령 194cm, 강릉 117.5cm, 속초 83.5cm, 경주 34.8cm에 달했다.
동풍의 영향을 받아 내린 이 눈은 습기를 많이 포함한 습설(濕雪)이었다. 1㎥당 300kg 무게로 일반 건설(亁雪)의 2~3배에 달했다. 무게를 견디지 못한 비닐하우스가 무너져 내리며 강원·경북 지역의 비닐하우스, 버섯재배사 등 축산·농가에 약 179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4월에도 예측하기 어려운 한파가 발생했다. 4월 5일과 6일은 최저 기온이 영하를 기록하면서 세종, 경기, 충남북, 경북지역의 배(2704ha)·사과(3571ha) 등 일부 과수가 저온으로 인한 피해를 입었다.
대관령에는 5월 전반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눈이 내렸다. 전남 보성군 산간과 저지대에는 5월 늦서리가 내려 녹차 밭 73ha에 녹차 잎 탈색 등이 일어났고, 5~6월에 걸쳐 전국 곳곳에 우박이 내리면서 농작물·비닐하우스 5751.5ha가 피해를 입었다.
산림지역도 대설 및 한파로 인해 야생동물들이 고립되거나 먹이를 찾지 못해 탈진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소방방재청의 자료에 의하면 지난 8년(2004-2011)간 폭설에 의한 재산피해액은 1700여 억원으로 전체 재해 피해액의 약 22%를 차지했다.
이는 폭설에 의한 직접피해액으로서 눈으로 인해 도로 결빙이나 제설작업이 지연돼 생기는 쓰레기 대란 등 간접피해액을 더한다면 그 액수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34년 만에 지구 최고 기온 14.68℃ 달성
비정상적인 폭설과 한파, 이상저온 현상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발견되고 있다. 지난 해 1월 미국 중서부와 동부지역에 20년 만에 기록적인 한파가 발생해 5000여 편의 항공기가 지연되거나 결항됐고, 16명이 사망했다. 비슷한 기간 베트남과 태국에 폭설과 한파로 인해 가축이 떼죽음을 당하는 등 이상 기후로 인한 피해가 계속됐다.
전 세계적으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이상 한파·폭설 뿐 아니라 폭우, 폭염 등 이상기후의 원인은 지구온난화, 엘니뇨·라니냐, 북극진동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하지만 다수의 기상 전문가들은 그 근본 원인으로 ‘지구 온난화’를 지목했다. 지구 온도 상승이 폭설의 원인인 엘니뇨의 기세를 더 강하게 만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014년의 지구 평균기온은 지난 20세기(1901~2000년) 평균기온(14℃)보다 0.68℃ 높았다. 이는 관측이 시작된 1880년 이후 가장 높은 기록이며 앞으로도 증가세는 계속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정설이다.
한 기상 전문가는 “최근 발생하고 있는 이상 기상·기후 현상은 기후변화로 인해 그 발생빈도, 강도, 지속기간, 공간분포가 점차 변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강도가 높아지는 추세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극단적인 기상현상이 발생하면서 사회·경제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피해가 야기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부의 종합적인 평가와 대응 등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상기후 감시 및 예측 능력을 향상하는 한편 분야별 이상기후 영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로 했다. 일상화 된 이상기후 현상에 범정부적으로 대처토록 도시계획시설의 방재기준 실태를 점검하고 부처 간 협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최유리 온케이웨더 기자 YRmeteo@onkweath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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