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8월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뉴올리언스를 강타했을 때 루이비통의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무려 53%가 뛰었다.
날씨의 여파로 가격이 가파르게 올라간 건 다른 명품업체들도 마찬가지였다. 어떤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카트리나가 강타한 것은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 주였다. 이로 인해 악어 개체수가 크게 줄어들면서 악어가죽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의 가격도 자연스레 큰 폭으로 뛰었다.
당시 <월스트리트저널>은 루이비통, 랄프로렌 등 명품업체들이 초비상 상태임을 보도하기도 했다.
세계악어가죽시장의 85%를 차지하는 루이지애나 주의 악어산업은 그 규모가 약 500억 원에 달한다. 그런데 루이지애나 주의 악어산업은 그 규모가 약 500억 원에 달한다
바로 이 루이지애나 주에서 사육하던 약 150만 마리의 악어가 태풍으로 거의 죽었던 것이다. 미국산 악어는 아프리카에서 서식하는 대형 악어보다 온순하고 품질도 우수해, 루이지애나 주 농장에서 대규모로 사육되어왔다.
악어 품귀는 악어가죽 가격의 폭등을 불러왔다. 2005년 가격은 A4용지 크기인 1세제곱피트(약 30세제곱센티미터) 당 34.5달러에 거래됐다. 지난해보다 무려 53%가 뛴 셈이다.
악어가죽 가격이 오르면 악어가죽 제품도 덩달아 오르는 것이 상식이다. 미국의 유명 패션업체인 랄프로렌이 야심작으로 내놓은 '럭키 백'은 2,000 달러를 올려 1만4,000달러에 팔았다.
살바토레 페라가모의 남성 악어 구두도 2배 오른 3,200달러까지 치솟았다. 루이비통의 타격은 더 컸다. 주력 상품인 2만1,000달러짜리 흰 악어가죽 재킷을 더 이상 만들지 못했을 뿐 아니라 다른 가죽 제품도 생산을 줄여야 했기 때문이다.
당시의 학습효과는 컸다.
명품 업체들은 적지 않은 돈을 투자해 악어농장을 꾸렸다. 농장의 지분을 소유하는 식의 전략을 쓰는 명품업체도 적지 않았다.
랄프로렌, 에르메스, 구찌 등 명품 업체들이 바로 그러한 경우다.
허리케인 한 방이 굳건하던 명품업체의 판도를 한번에 바꾼 셈이다.
 출처 『워렌버핏이 날씨시장으로 간 까닭은?』 저자 반기성 / 정리 이태경 인턴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