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더 Inside > 웨더 Inside > [날씨]오늘 입동, '김장·수능·월동채비·막바지 행락…'

수능 예비소집일이자 입동인 오늘은 구름 많다가 오후부터 점차 맑아지겠다.

민간 기상예보업체인 케이웨더는 7일 “오늘은 중국 상해 부근에 위치한 고기압의 영향을 받겠다”며 “낮 최고기온은 13~17℃의 분포를 보이며 어제보다 높겠다. 하지만 바람이 다소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이보다 더 낮아 쌀쌀할 것”이라고 예보했다.

케이웨더에 따르면 수능일인 내일(8일)은 전국에 구름 많은 날씨가 예상된다. 기온은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돼 ‘수능 한파’는 없겠다. 다만 스트레스를 받거나 긴장하게 되면 더 춥게 느껴지기 때문에 얇은 옷을 여러 벌 껴입어 체온 조절에 신경쓰는 것이 좋겠다.

지난주 초겨울 날씨 이후 한낮에도 차고 강한 바람이 불면서 요즘도 쌀쌀한 날씨를 보이고 있다. 사람들은 겨울옷과 방한 용품을 준비 하느라 바쁘다. 수능 한파는 없는지, 김장은 언제 해야 좋은지, 막바지 가을산을 즐기고자 하는 행락객들은 산행에 큰 추위는 없을는지 등 이래저래 사람들은 입동 절기에 관심이 많다.

입동 절기에 얽힌 풍속·옛말

중국에서는 입동 후 5일씩을 묶어 3후(三候)로 장하고 초후(初候), 중후(中候), 말후(末候)라 불렀다. 초후에는 비로소 물이 얼기 시작하고 중후에는 처음으로 땅이 얼어붙으며 말후가 되면 꿩은 드물어지고 조개가 잡힌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입동을 특별히 명절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일반적으로 겨울로 들어서는 날로 여겼기 때문에 사람들은 겨울채비를 하기 시작한다.

예부터 겨울을 나는 데 필요한 월동 음식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김장이었다. 대개 입동을 기준해서 김장을 한다. 입동 전 혹은 입동 직후에 해야 제 맛이 나기 때문이다. 입동이 지난 지가 오래면 배추가 얼고 싱싱한 재료를 구하기가 힘들어 일하기가 어려워진다. 그래서 입동이 지나면 본격적으로 김장할 때가 됐음을 알려준다는 의미에서 이 속담이 전래됐다.

입동 무렵이면 밭에서 무와 배추를 뽑아 김장을 하기 시작한다. 입동을 전후하여 5일 내외에 담근 김장이 맛이 좋다고 한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로 요즘은 김장철이 조금씩 늦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기상청이 매년 김장 적정시기를 예상해 발표하고 있다. 중부지방은 11월 하순쯤, 남부지방과 동해안 지방은 12월 상순~중순쯤, 남해안 지방은 12월 중순이후쯤이다.

농가월령가, 김장에 대한 노래 담겨

정학유(丁學遊·조선 후기 문인)의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의 ‘시월령’ 첫머리를 살펴보면 김장에 대한 노래로 시작한다. “시월은 초겨울이라 입동 소설 절기로다. 나뭇잎 떨어지고 고니 소리 높이 난다. 듣거라 아이들아 농사일을 필하도다. 남은 일 생각하여 집안일 마저 하세. 무 배추 캐어 들여 김장을 하오리라. 앞 냇물에 정히 씻어 소금 간 맞게 하소. 고추 마늘 생강 파에 젓국지 장아찌라. 독 곁에 중두리요 바탱이 항아리라. 양지에 움막 짓고 짚에 싸 깊이 묻고, 장다리무 알밤 말도 수월찮게 간수하소.” 여기서 정학유는 시월 입동 농가가 할 첫째 일로 김장을 이야기하면서 김장의 재료와 담는 과정 그리고 김장독 묻는 일까지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입동보기’로 그 해 농사 점쳐…‘날씨점’ 치기도

입동을 즈음하여 점치는 풍속이 여러 지역에 전해오는 데 이를 ‘입동보기’라고 한다. 충청도 지역에서는 속담으로 ‘입동 전 가위보리’라는 말이 전해진다. 입춘 때 보리를 뽑아 뿌리가 세 개이면 보리 풍년이 든다고 점치는데 입동 때는 뿌리 대신 잎을 보고 점친다. 입동 전에 보리의 잎이 가위처럼 두 개가 나야 그해 보리 풍년이 든다는 속설이 전해졌다. 특히 경남 밀양 지역에서는 ‘입동에 갈가마귀가 날아온다’는 말이 있다. 갈가마귀의 흰 뱃바닥이 보이면 이듬해 목화 농사가 잘 될 것이라고 점쳤기 때문이다.

농사점과 더불어 입동에는 날씨점을 치기도 했다. 제주도 지역에서는 입동 날 날씨가 따뜻하지 않으면 그해 겨울에 바람이 심하게 분다고 여겼다. 전남 지역에서는 입동 때의 날씨를 보아 그해 겨울 추위를 가늠하기도 했다. 대개 전국적으로 입동에 날씨가 추우면 그해 겨울이 크게 추울 것이라고 믿었다.

한편 예전에는 입동 무렵 농가에서 고사를 많이 지냈다. 대개 음력으로 10월 10일에서 30일 사이에 날을 받아 햇곡식으로 시루떡을 하고 곡물을 저장하는 곳간과 마루 그리고 소를 기르는 외양간에 고사를 지냈다. 고사를 지내고 나면 농사철에 애를 쓴 소에게 고사 음식을 가져다주며 이웃들이 나눠 먹었다.

정연화 기자 lotusflower@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