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득이 심난한듸 대풍이 니러나니 / 태산 갓튼 셩낸 믈결 텬디의 자옥하니 / 크나큰 만곡주가 나모닙 브치이듯 / 하늘의 올라다가 디함의 나려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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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영조 39년(1763년) 통신사 수행원으로 일본을 향하던 김인겸이 바다에서 태풍을 만난 상황을 묘사한 것이다. 그는 만석을 실을 만한 큰 배가 나뭇잎처럼 하늘로 올라갔다 떨어진다고 표현함으로서 태풍의 위력을 실감나게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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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태풍은 강한 바람이 부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는 일반적으로 최대풍속이 17 m/s 이상인 열대저기압을 태풍이라고 부른다. 저위도 지방의 따뜻한 공기가 바다로부터 수증기를 공급받아 강한 바람과 많은 비를 동반해 고위도로 이동하는 현상이다. 적도 부근이 극지방보다 태양열을 더 많이 받기 때문에 생기는 열적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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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은 대게 남·북위 5℃ 이상인 지역에서 해수 온도가 26℃ 이상이고 대기 중에 소용돌이가 존재할 경우 발생한다. 이후 고위도로 이동하면서 열과 수증기 공급이 줄어들거나 육지로 상륙하면서 마찰력이 증가해 강도가 약해지고 소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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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발생 초기 태풍은 서북서진(西北西進)하다가 점차 북상해 편서풍을 타고 북동진(北東進)한다. 북태평양고기압 주변의 공기흐름에 따라 태풍의 경로가 정해지는데 고기압의 축을 경계로 북서방향에서 북동방향으로 바뀌는 지점을 전향점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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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태풍은 북상하는 시기에 따라 각각 특징을 갖고 있다. 장마철에 북상하는 태풍은 남쪽으로부터 고온다습한 공기를 싣고 오므로 장마전선의 활동을 활발하게 해 큰 비를 내린다. 따라서 7월부터 9월초까지 강한 태풍이 발생되기 쉽다. 반면 6월과 10월 말∼12월은 전향하지 못하고 그대로 서진(西進)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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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은 7∼10월 사이에 많이 발생한다. 1904년부터 2011년까지 통계를 보면 한 해에 3개 정도의 태풍이 국내에 영향을 주며 7~9월 사이 내습한 태풍 수가 전체의 91%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8월, 7월, 9월 순으로 국내에 영향을 미치는 영향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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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호 태풍 ‘차바’의 경우처럼 10월에 강한 비바람을 동반한 태풍이 한반도로 북상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기상청의 통계에 따르면 10월 태풍은 10년에 한 번 꼴로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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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태풍의 이름은 2000년부터 아시아 지역 14개국이 제출한 고유의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아시아태풍위원회는 각 국가별로 10개씩 제출한 고유명사 총 140개를 28개씩 5개조로 나눠 1조부터 5조까지 순차적으로 사용한다. 140개를 모두 사용하고 나면 1번부터 다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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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의 이름을 보면 유난히 한글 명칭이 많은 것처럼 느껴지는데 이는 우리나라가 제출한 10개의 외에도 북한 역시 10개의 한글 명칭을 아시아태풍위원회 제출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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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개미‘, ‘나리’, ‘장미‘, ‘미리내’, ‘노루‘, ‘제비’, ‘너구리‘, ‘고니’, ‘메기‘, ‘독수리’ 등의 태풍 이름을 제출했고, 북한에서도 ‘기러기‘ 등 10개의 이름을 제출해 한글 이름의 비중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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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이 큰 피해를 주면, 해당되는 태풍 이름은 퇴출된다. 그럴 때는 다른 태풍 이름으로 바뀌게 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가 제출한 ‘나비’라는 태풍 이름은 일본에 2005년 큰 피해를 주며 퇴출돼 ‘독수리’라는 이름으로 변경됐다.

최유리 온케이웨더 기자 YRmeteo@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