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3일(일)은 상강(霜降) 절기다. 가을의 마지막 절기인 상강은 단어 그대로 ‘서리가 내린다’는 의미를 담고있다. 상강 무렵은 대체로 맑은 날씨가 계속되지만 밤에는 기온이 떨어지면서 수증기가 지표면에서 엉기며 서리가 내리게 된다. 또한 온도가 더 낮아지면 첫 얼음이 얼기도 한다.

24절기 중 18번째…한 해 농사 마무리하는 시기

상강 절기는 수확의 계절이면서 한 해의 농사를 마무리하는 때이다. 봄에 씨를 뿌리고 여름에 정성들여 가꾼 것을 이 무렵이면 거둬들여야 하는데 이는 농작물이 찬 서리를 맞아 얼어버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된 속담으로 ‘한로 상강에 겉보리 파종한다’가 있다. 북부 산간지방에서는 보리의 안전월동을 위해 한로 때(양력 10월 8일경) 보리파종을 해야 하며 늦어도 상강(양력 10월 23일경) 전에는 파종을 마쳐야 한다는 뜻이다. 보리를 안전하게 재배하기 위한 파종 적기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상강은 농사력으로는 추수가 마무리되는 때이지만, 한편 단풍이 절정에 이르며 국화가 활짝 피는 시기이기도 하다. 중부 지방에서 시작된 단풍이 점차 남부지방으로 남하하고, 국화는 서리를 이겨내고 꿋꿋하게 피어난다. 선조들이 상강을 맞아 국화주를 마시며 가을 나들이를 했던 풍습도 이런 계절적 특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제철음식 국화차·국화전 감기 예방에 탁월

국화는 향이 은은하고 보기에도 좋지만 하지만 실제 여러 효능이 있다. 일례로 비타민 A, B 등이 풍부해 피로회복에 좋을 뿐더러 감기 예방의 효과가 있다. 동의보감에서 국화는 ‘머리를 맑게 하고 혈액순환을 도우며 해열, 이뇨 작용 등이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또한 호흡기가 약하거나 금세 지치는 아이들에게 일반 음료 대신 국화차를 수시로 마시게 하면 감기나 비염 같은 가을철 호흡기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화차 외에도 상강 무렵 제철음식으로 국화전이나 국화주 등을 꼽을 수 있다. 무쇠로 만든 그릇에 기름을 두르고 쌀이나 밀가루 반죽 위에 형형색색의 국화꽃을 얹어 지져 먹는다. 또한 꽃을 말려 술을 담가 마시거나 화채를 비롯한 각종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최유리 온케이웨더 기자 YRmeteo@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