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9-30 06:55:15

[인터뷰] “기상장비 해외진출 위해 민·관 협력해야”
남재현 기상기업수출협의회 회장


현재 우리나라는 많은 기상장비를 외국에서 비싼 돈을 지불하고 들여와 쓰고 있다. IT 강국이자 기상기후업무 역량 세계 7위권을 자랑한다는 국내 기상산업의 현주소다.
 
여기에 국내 기상 컨설팅, 예보, 기상장비업 등을 포함시킨 전체 기상산업 시장도 연간 약 2000억 원 규모에 불과하다. 기상 선진국인 미국의 경우 기상산업시장 규모가 연 9조원에 달하는 것과 비교해보면 국내 기상산업 규모는 아직 걸음마 상태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상장비 국산화율 제고와 수출산업화를 위해 기상시장을 살리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 2월 기상산업진흥원과 국내 15개 기상업체들은 기상기업수출협의회를 구성하고 집행부를 선임했다.

▲ 기상기업수출협의회 초대 회장을 맡은 남재현 (주)정한전자시스템 대표
 
회장은 (주)정한전자시스템 남재현 대표가, 부회장은 (주)솔탑의 사공영보 대표, 총무는 (주)에스이랩의 이인덕 선임연구원이 각각 맡았다. 초대회장을 맡은 남재현 (주)정한전자시스템 대표(46)를 통해 기상기업수출협의회 설립 이후의 현황과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남재현 수출협의회장은 “기상기업수출협의회는 기상산업의 수출 증진과 발전을 도모하고, 해외 신규시장 개척 및 해외진출 지원에 대한 지속적인 협력을 도모하기 위해 설립됐다”며 “지난 5월 우즈베키스탄에 국내 12개 기상업체로 구성된 시장개척단을 보냈으며 앞으로 중남미 및 아프리카 시장 참여도 점진적으로 추진해 관련 지원활동을 펼 계획”이라고 말했다.
 
협의회는 매달 첫째 주 수요일 정기회의를 열고 있다. 최근 간담회에서는 수출 공동브랜드 R&D사업 추진과 기상기업들의 기상기후분야 개도국 지원 사업, 해외시장 국제입찰 공동 참여 등에 대한 논의를 했다.
 
남 회장은 “이러한 사업들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저조한 기상장비의 국산화율을 높이고 수출산업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국내 기상기술과 IT기술을 접목해 기상장비 같은 단일 품목보다는 다양한 시스템 구축사업을 통해 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 기상기업의 기술력과 성장의지는 높지만 산업육성을 위한 정책개발과 지원이 미미해 시장육성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기상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전체 기상업계 매출의 약 66%를 차지하고 있는 분야가 장비업계다. 하지만 국내 기상장비 업계의 국산화율은 평균 29.1%에 불과하다. 또한 국산화가 이뤄진 자동기상관측장비(AWS·ASOS)나 농업기상관측장비(AAOS)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렇듯 국내 기상시장이 협소하다보니 기상기업간의 출혈경쟁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는 게 남 회장의 주장이다. 그는 “내수 시장의 활성화와 장비 및 기술 판매 확대를 위해서라도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시장 공략의 필요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 회장은 “기상청과 기상산업진흥원은 국내 기업들의 제품을 적극 구매하고 육성하는 협력구조를 마련해 줘야 해외 수출로도 이어질 수 있다”며 “해외 입찰 시 기상청 등에 대한 납품실적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기상기업수출협의회는 현재 기상청에 사단법인 설립 허가를 신청해 놓은 상태다. 사단법인이 설립되면 지금보다 더욱 활발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남 회장은 “이미 중국 기상기업들은 우리보다 2~3년 앞서 세계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다”면서 “국내 기상기업들도 세계 각국의 수문관리, 홍수조절, 재난예·경보 등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기상기업수출협의회는 기상기업 간의 지속적인 협력을 중재하고 기상청, 기상산업진흥원 뿐만 아니라 대기업이나 KOTRA, KOICA 등 다양한 기관과의 업무협력을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특히 국내를 방문하는 각국 기상청 관계자들에게 국내 기업들의 제품을 홍보하기 위한 자리를 자주 만들 방침이다.
 
남 회장은 “지난 12일 베트남 기상청에서 기상청과 기상산업진흥원을 방문했을 때 우리 기업제품과 장비 설명회를 준비하고 기상 업체를 방문하는 일정도 마련했다”며 “다음달에 열리는 벨기에 세계기상장비전시회 참가도 후원하는 등 국내 기상업체의 세계진출을 위해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유럽 및 미국의 기상전시회에도 적극 참여하고 시장개척단을 조직해 아시아 및 중남미,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수출판로 개척에도 더욱 힘쓸 예정”이라면서 “향후 공동브랜드 사업추진 및 공동 R&D 사업추진, 해외시장 공동입찰, 프로젝트 공동사업 등도 추진해 국내 기상기업 발전에 초석을 다지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남 회장은 기상청을 비롯한 기상산업진흥원, 기상업체들이 서로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상업체들은 서로의 생각을 모아야 한다”며 “국내 기상 시장은 좁지만 해외 기상시장은 훨씬 넓다는 인식의 바탕 위에 해외 시장의 파이를 키워서 기업들 서로가 나눠가질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남 회장은 “국가적으로는 R&D 투자를 늘려 국내 장비산업기술과 연구개발 성과물에 대한 기술사업화 지원도 필요하다”며 “타 분야 관련 기술의 융·복합화를 추진하고 기상장비 성능인증제도 활용 등을 통해 국내외에 걸쳐 제품 및 기술 공신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지난 5월 기상기업수출협의회는 우즈베키스탄에 시장개척단을 보냈다. 왼쪽에서 두 번째가 남재현 대표.

마지막으로 그는 “해외 시장에 나가보니 국내 장비들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더라”며 “정부는 R&D 예산 확대 등 실질적 지원을 토대로 좀 더 큰 시야에서 기상기업들이 함께 그림을 그려 나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 남재현(46)
(現)기상기업수출협의회 회장
(現)(주)정한전자시스템 대표이사

김태환 온케이웨더 기자 kth1984@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