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19 11:02:44

[맹소영의 날씨이야기] 하늘빛 금메달

 
45개국에서 1만 3000여명의 선수단이 참여한 인천아시안게임이 개막했다. 제2회 때부터 참가한 우리나라는 1986년 서울, 2002년 부산이 이어 인천에서 세 번째로 하계대회를 개최하는 것이다. 그동안 아쉽게도 종합 1위의 타이틀은 따내지 못했지만 일본, 중국과 경쟁하며 종합 2위 8회, 종합 3위 5회 등 비교적 우수한 성적을 냈다. 올해에는 좀 종합우승 1위라는 기록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많은 선수들에게 응원을 해야겠다.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의 종목은 36개나 되는데, 특히 야외에서 진행되는 종목들은 아무래도 날씨의 영향이 크다. 골프, 양궁, 육상, 야구, 축구와 같은 경기들이 대표적인데, 특히 바람이 관건인 종목들이 많다. 골프의 전설이라 일컫는 밴 호건은 “바람이야말로 좋은 스승이다. 바람을 통해서 골퍼는 배울 것이 너무 많다”고 했을 만큼, 골퍼는 피할 수 없는 바람을 역이용해 자기에게 유리하게 만드는 플레이를 진행시켜야 한다.
 
또 양궁도 바람의 영향이 큰데, 양궁에서 활시위를 당겨 과녁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단, 0.5초인데, 이 0.5초 안에 모든 것이 결정이 되는데, 이 짧은 시간에 부는 바람 역시 경기결과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만약, 활 시위대에서 과녁까지의 거리를 70m로 두고 활을 쏠 때, 바람이 왼쪽에서 초속 5m로 불 경우, 과녁에 도착할 때는 활이 10㎝ 정도 빗나간다고 한다. 그래서 오조준을 하는 것이다.
 
육상경기 역시 날씨를 무시할 수 없는 운동경기 중 하나이다. 기록경기인 육상에서 기록의 인정여부를 결정지을 정도로 위력을 발휘하는 기상요소는 바람인데, 0.01초에 희비가 엇갈리는 경기인 만큼 배풍 즉, 선수의 등 뒤에서 부는 바람이 초속 2m 이상이면 기록은 인정되지 않고 순위만 인정된다. 100m, 200m, 3단 뛰기, 100m 여자허들과 110m 남자허들 등의 경기가 여기에 속한다. 뿐만 아니라 경기에 가장 적당한 온도도 있다고 하는데, 마라톤에 제일 좋은 기온을 13℃로, 13℃에서 기온이 1℃씩 올라갈수록 기록은 3분30초 정도씩 떨어진다고 한다. 단거리의 경우도 약 20℃ 안팎의 기온이 좋은 기록을 내는데 가장 적당한 기온이라고 한다.
 
특히 야구는 홈런 터지는 날씨가 따로 있다. 일단, 기온이 높으면 홈런이 터질 확률이 높다. 기온이 10℃ 상승할 때마다 홈런 확률은 무려 7%나 올라간다. 기온이 높으면 공기의 밀도, 쉽게 말해 공이 날아가는데 방해가 되는 공기의 저항이 낮아져서 비거리는 더 늘어나는 것이다. 또 비가 잦은 장마철보다는 요즘 같은 가을철에 홈런이 잘 터지는데, 가을철에는 여름철 보다는 기온이 낮을지는 몰라도 대기가 건조해서 습도가 낮기 때문에 홈런 확률이 높다. 습도가 높으면 야구배트와 야구공의 탄력이 작아지고, 공의 회전이 심해지고, 공기의 저항은 커진다. 습도가 높은 날에는 보통 날보다 야구공의 비행거리가 10%정도까지 감소한다고 한다. 이 밖에도 초속 5m이상의 바람이 타석에서 외야 쪽으로 불 때는 플라이 타구가 홈런이 되기도 해서 ‘승부재천’, 즉 ‘승패는 하늘에 달려 있다’는 말을 한다는데, 날씨 때문에 통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선진국에서는 스포츠에 기상을 접목시킨 ‘스포츠기상’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기상조건을 이용한 훈련법과 체육용품 선택, 컨디션 조절 등에 적용해 높은 성과를 얻고 있다고 하는데, 기상청은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지난 9월14일부터 경기 폐막식이 있는 10월 4일까지 21일간 맞춤형 기상정보를 지원할 예정이다. 원활한 행사진행을 위한 기상지원 서비스뿐만 아니라 36개의 종목 가운데, 특히 야외에서 진행되는 경기장 주변의 기상상태를 실시간 분석하고 지속적으로 제공해 경기운영에 대한 의사결정 및 선수, 코칭스탭의 경기전략 수립을 지원하고자 한다.
 
기상청에서 운영 중인 자동기상관측장비(Automatic Weather System)19개소와 레이더 2개소, 등표기상관측장비 1개소, 부이 1개소, 파고부이 3개소를 활용하고, 관측공백 지역의 정확한 기상정보를 지원하기 위해 드림파크 승마장, 계양 양궁장 등에 자동기상관측장비(AWS) 6개소, 왕산마리나 요트경기장에 파고부이 1조를 설치하고, 모바일 기상관측차량 2대를 추가로 운영한다. 또한 맞춤형 기상예보 지원을 위한 고해상도 수치예보시스템과 상세바람장 예측모델을 개발하였다. 상세바람장 예측모델은 주경기장 내부 바람을 매시간 예측하고, 기존 기상청 동네예보에 비해 500배 이상 정밀한 초고해상도 3차원 바람장 자료를 제공하여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육상 경기운영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현장에서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현장기상지원 운영팀’(18명)을 구성.운영하며, 인천 아시아드주경기장과 왕산 요트경기장, 충주 탄금호조정경기장 등에도 기상예보관을 파견할 계획이다. 아무쪼록 이번 인천아시안게임! 인천만이 아닌 국가 전체의 축제인 만큼 남녀노소와 지역을 불문하고 아시안게임의 성공을 빌어 또 한번 국민 모두가 하나 되는 화합과 통합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weathercomz@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