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04 15:20:41

[맹소영의 날씨이야기] 가을밤에 떠나는 ‘달맞이’

 
휘영청 밝은 달을 보고 있으면 열심히 방아를 찧는 토끼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렇게 우리나라에서는 보름달하면 토끼를 떠오르지만 외국에서는 다르다. 유럽은 여인의 옆모습이나 집게발을 높이든 게로 보기도 했고, 페루에서는 두꺼비의 형상을 떠올렸다. 같은 달을 보고도 동양과 서양 사람들은 전혀 다른 상상을 했을까? 동양에서는 달이 굉장히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 때문에 달에 소원을 비는 ‘달맞이’는 솟아오르는 보름달을 먼저 봐야 길하다고 해 달에게 갖가지 소망을 담아냈다. 하지만 서양에서 바라보는 보름달의 이미지는 부정적이다. 보름달이 뜨면 요정이나 살인마가 나타나고 보름달 아래서 달빛을 받으며 잠들면 늑대인간으로 변한다는 설화가 이 주장을 뒷받침한다.
 
어떤 이유를 물분하고 달은 지구의 가장 가까이서 주위를 끊임없이 돌며 지구의 밤을 비춘다. 하지만 달은 단순히 지구의 어둠을 밝히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의 생존, 만물의 생동에 큰 역할을 한다. 우선 달이 존재함으로써 지구에는 조수간만의 차가 일어나는데 만약 달이 사라진다면, 조수간만의 차가 모두 사라지고 지구에는 일정한 깊이의 바다가 형성된다. 따라서 저지대에 사는 사람들은 이번 일본 쓰나미 보다 더욱더 강력한 홍수피해를 맞게 될 수도 있게 된다는 말이다.
 
또 다른 피해는 자전축이 사라지는 것이다. 지구는 자전축이 23.5도로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적절하게 태양빛을 받아 기온과 습도를 유지할 뿐만 아니라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달이 사라진다면 지구자전축의 각도를 유지해 줄 힘인 달의 인력 또한 사라지기 때문에 지구는 제멋대로 돌기 시작할 것이다. 결국 내일 날씨의 예측이 불가능해지는 것부터 기온과 습도의 변화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혼란에 빠지게 된다.
 
마지막으로 달이 사라지게 되면 지구는 태양으로부터 해로운 광선을 보호해주는 막인 ‘자기장’을 실종한다. 자기장 덕분에 지구의 물과 대기는 태양의 뜨거운 열에도 증발하지 않고 유지될 수 있다. 이렇듯 달은 우리 소원을 들어주는 것 이상으로 우리의 삶 자체를 존재하게 해주는 의미였던 것이다.
 
보름은 매월 한 번씩 달이 온전히 둥글게 되는 날로 새해 들어 처음으로 맞는 정월 첫 보름을 ‘대보름’, 8월 보름을 ‘한가위’라고 한다. 보름달의 밝기는 금성이 제일 밝을 때의 1500배에 달하고 크기가 반달의 2배여서 밝기도 반달의 2배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는 반달의 10배 이상 밝다고 한다. 보름달은 예부터 기원의 대상! 우리 선조들은 대보름날 밤이 밝아야 운수가 좋다고 해서 집안이 환해지도록 밤새 불을 밝혀 놓기도 했고, 한가위가 되면 마을 동산이나 앞마당 등에서 달을 맞으며 복을 비는 일이 많았다.
 
한가위를 앞두고 달이 점점 둥글게 차오르고 있다. 내일(5일)까지는 대기불안정으로 중부 내륙 지방에는 소나기가 오는 곳이 있겠다. 하지만 다행이도 이번 연휴기간 내내 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으면서 전국이 대체로 맑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기온은 한낮에 30℃ 가까이 치솟아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겠고, 아침과 밤공기는 비교적 차가워서 일교차가 무려 10℃ 안팎으로 크게 벌어지겠다. 그리고 추석 당일인 8일(월)에는 전국에 구름이 많은 날씨가 예상되지만,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둥근 보름달을 감상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겠다. 오히려 구름 사이에 걸쳐있는 보름달이 가을밤의 운치를 더하겠다. 마음속을 환하게 비춰주는 보름달을 보며 빌 정성 깃든 소원 하나 미리 준비해보자.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weathercomz@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