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10 10:11:28

[김상회 칼럼] ‘기상파워’와 ‘식량파워’

미국의 농가(農家) 인구는 전인구의 2% 정도인 200만호(戶)에 불과하다. 그러나 국제 곡물 및 사료시장의 5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세계 최강의 농업국가이다. 만약에 미국이 어떤 이유에서이든 최소한 20년만 곡물수출을 하지 않으면 미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는 궤멸되고 말 것이라는 예측이 허언(虛言)만은 아니다.
 
미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최강의 무기는 미국의 시장도 아니고 금융도 아니고 그렇다고 핵무기도 아닌, 바로 미국이 좌지우지하는 세계의 식량인 셈이다.
 
이들 곡물 메이저 중에도 단연 독보적인 카길(Cargill)사는 세계 어떤 나라보다도 먼저 모든 국가의 농사 작황을 파악할 정도로 신속하고 막강한 정보력을 자랑한다. 카길사는 자체 인공위성을 운영하며 세계 66개국에 자회사를 설립하고 이들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세계 곡물시장을 통제하며 2009년도 1,160억불의 매출과 30억불의 수익을 올렸다.
 
국내에 들여오는 식용·사료용 수입 곡물 가운데 최소 60% 이상은 카길 등 4대 국제 곡물 메이저 업체를 거치고 있으며, 국내에 들여오는 식용·사료용 수입 곡물 가운데 최소 60% 이상은 카길 등 4대 국제 곡물 메이저 업체를 거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이 세계 최강의 식량파워가 될 수 있는 원동력은 미국의 카길(Cargill)이 좌장 역할을 맡고 있는 분게, 드레페스, 인터콘티넨탈, 쿡으로 대표되는 유태인들이 장악하고 있는 5대 곡물 메이저사에 있다. 이들이 국제 곡물수출시장 상권의 90%를 장악하고 있다.
 
세계 산업의 혈액에 해당하는 석유를 유태계의 석유 7대 메이저 회사(Seven Sisters)들이 장악하고 있다면 인간의 생명의 젖줄인 식량은 5대 곡물 메이저가 장악하고 있다. 어쩌면 인간 생명에 대한 영향력은 5대 곡물메이저들이 7대 석유 메이저보다 더욱 강력할 수 있다.
 
이들 곡물 메이저사들은 1993년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과정에서 빌 클린턴 당시 행정부에 막강한 로비력을 발휘해 한국 쌀시장을 개방시키는데 성공했다. 또한 미국 농무성 차관을 지낸 카길사의 전직 임원인 앰스투츠(Dan Amstutz)가 작성한 초안이 그대로 미국 정부안으로 표지만 바뀌어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장에 미국안으로 제출된 것으로 확인되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방대한 정보 수집능력과 분석능력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워싱턴 월드 워치(Washington World Watch)의 레스터 브라운(Lester Brown)은 21세기 식량시장에 경고를 보낸다.
 
“1950년부터 1984년까지 34년 사이에 세계 곡물 수확량은 매년 3%씩 늘어 1인당 40% 정도 공급량이 늘었다. 그러나 1984년 이후에는 수확 신장률이 1%로 줄어, 인국 증가율 2%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1994년도의 1인당 식량 공급량은 1984년보다 오히려 10% 줄어들었다. 세계 경작지 면적은 1950년부터 1981년 사이에 24% 늘었으나, 그 후에는 공장부자와 됫화의 영향으로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또한 지하수의 무분별한 개발로 세계 곡창지대는 만성적인 수자원 부족현상을 겪고 있다. 이밖에도 토양 악화, 오존층 파괴, 지구 온난화 현상도 식량생산을 위협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공업화와 소득수준의 급속한 향상을 이루고 있는 15억 인구 중국의 육류소비의 급증은 세계 곡물의 엄청난 양을 사료로 흡수하게 될 것이며, 결국 중국이 세계의 곡물을 빨아들이는 블랙홀과도 같은 곡물 수입국가가 될 것이며, 세계 곡물가의 폭등을 가져올 것이다”
 
브라운의 예측이 단순한 우려에 그치지 않는다면, 카길을 위시한 미국의 식량파워는 더욱 더 증대하게 될 것이다. 현재 쌀을 제외한 한국의 식량 자급도는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위험한 수준이다. 지금 한-미 FTA 협상안 국회비준 문제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세계 최강의 식량파워인 미국과의 ‘자유무역’ 협정에서 우리의 식량확보 문제는 어떻게 되어가는 것인지 걱정스럽다.
 
미국의 ‘식량파워’는 미국의 ‘기상파워’에서 나온다. 세계의 기상을 장악하는 정보력과 분석력에서 세계의 곡물시장에 대한 장악력이 나온다. 우리도 이제 단순한 국내의 ‘날씨 정보’에서 벗어나 세계의 기상과 기후에 눈을 돌려야 할 때다. 기상정보의 수집과 분석, 그리고 기상과 기후의 예측은 석유와 같은 에너지 문제를 뛰어넘는 식량과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김상회 국민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한백연구재단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