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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식중독·기생충·곰팡이 독소 ‘급증’
급격한 기후변화로 식품에서 식중독을 일으키는 균·기생충·곰팡이의 독소 생성이 증가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같은 주장은 식품의약품안전청(청장 이희성)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지난 16일 개최한 제 49회 ‘식품의약품 안전열린 포럼’에서 나왔다. ‘기후변화와 식품안전관리’라는 의제로 진행된 이날 포럼에 참여한 ‘기후변화대응 식품안전관리 연구사업단(단장 박기환)’ 연구자들은 기후변화에 따라 식중독·기생충 감염, 곰팡이 독소 생성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동국대 주용성 교수는 “CO₂발생량이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온실가스로 인해 기온과 습도가 올라가 병원성대장균·장염비브리오·황색포도상구균 같은 식중독 균의 번식이 활발해 질 것”이라고 밝혔다. 주 교수는 식중독 발생 당시 기온이 일주일 전의 기온보다 평균 5℃ 증가하면 식중독 발병률이 5~10%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신은희 교수는 “기생충 균은 온·습도 가 높을수록 발육속도가 빨라지는 온도 의존적인 특징이 있다”며 기후변화에 따른 수온 상승으로 감염이 증가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신 교수는 “1990년대 들어서 국내 기생충 감염 비율이 많이 줄었지만, 해안지역에서 회 등을 먹으면서 참굴큰입충·아니사키드유충 등에 감염된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참굴큰입흡충은 1988년 전남 신안군 압해도에서 첫 환자가 발생했다. 압해도 주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994년 49%에서 2007년 72%로 감염률이 증가했다. 참굴큰입충은 참굴에 생식하는 기생충으로 사람에 감염되면 설사, 복통, 급성췌장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기생충에 감염된 참굴을 날 것으로 반복 섭취하면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고 신 교수는 덧붙였다. 지난 41년간 우리나라의 해수면 온도는 1.31℃(세계평균 0.5℃ 증가) 높아졌다. 기후변화로 난류성 어종인 오징어 포획량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신 교수는 설명했다. 어류 50종에 감염돼 있는 아니사키드유충(고래회충)은 주로 오징어·고등어·붕장어 등에 다소 많이 감염돼 있다. 아니사키드유충 감염률은 수온이 올라가면 더 높아진다고 신 교수는 지적했다. 아니사키드유충은 어류를 회 등으로 먹었을 때 인체 감염률이 높다. 한국식품연구원 전향숙 박사는 “곰팡이 균은 기온과 습도가 높아지면서 곡물의 곰팡이 발생을 증가시킬 것”이라며 “기후변화로 고온다습해지면 곰팡이 균이 농작물 질병으로 이어져 추수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곰팡이 독소 중 발암물질로도 알려져 있는 아플라톡신(aflatoxin)의 경우 주로 아열대지방에서 서식해 왔지만, 점차 우리나라에서 기온이 높은 영·호남지방에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 박사는 세계 평균 기온이 2℃ 증가하면 아프리카의 농작물 생산량이 10~15% 가량 감소하고 농지면적도 15~30% 줄어든다고 IPCC(UN산하 기후변화 정부 간 위원회)의 발표를 예로 들었다. 중앙대 박기환 교수는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식품 속 세균·기생충·미생물·곰팡이 독소 등의 오염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농약과 동물용 의약품 사용이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청 양진영 국장은 “기후변화가 식품 등 우리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밀접하다”며 “기후변화가 하루 아침에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문제가 심각해졌을 때 연구과제들이 정책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준비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식약청은 이번 포럼에서 논의된 사항들이 향후 국민건강을 위한 식품안전관리 정책방향 모색에 좋은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중앙대 박기환 교수 ▲동국대 주용성 교수 박선주 온케이웨더 기자 parkseon@onkweather.com

기후변화로 식중독·기생충·곰팡이 독소 ‘급증’

급격한 기후변화로 식품에서 식중독을 일으키는 균·기생충·곰팡이의 독소 생성이 증가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같은 주장은 식품의약품안전청(청장 이희성)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지난 16일 개최한 제 49회 ‘식품의약품 안전열린 포럼’에서 나왔다.

‘기후변화와 식품안전관리’라는 의제로 진행된 이날 포럼에 참여한 ‘기후변화대응 식품안전관리 연구사업단(단장 박기환)’ 연구자들은 기후변화에 따라 식중독·기생충 감염, 곰팡이 독소 생성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동국대 주용성 교수는 “CO₂발생량이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온실가스로 인해 기온과 습도가 올라가 병원성대장균·장염비브리오·황색포도상구균 같은 식중독 균의 번식이 활발해 질 것”이라고 밝혔다.

주 교수는 식중독 발생 당시 기온이 일주일 전의 기온보다 평균 5℃ 증가하면 식중독 발병률이 5~10%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신은희 교수는 “기생충 균은 온·습도 가 높을수록 발육속도가 빨라지는 온도 의존적인 특징이 있다”며 기후변화에 따른 수온 상승으로 감염이 증가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신 교수는 “1990년대 들어서 국내 기생충 감염 비율이 많이 줄었지만, 해안지역에서 회 등을 먹으면서 참굴큰입충·아니사키드유충 등에 감염된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참굴큰입흡충은 1988년 전남 신안군 압해도에서 첫 환자가 발생했다. 압해도 주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994년 49%에서 2007년 72%로 감염률이 증가했다.

참굴큰입충은 참굴에 생식하는 기생충으로 사람에 감염되면 설사, 복통, 급성췌장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기생충에 감염된 참굴을 날 것으로 반복 섭취하면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고 신 교수는 덧붙였다.

지난 41년간 우리나라의 해수면 온도는 1.31℃(세계평균 0.5℃ 증가) 높아졌다. 기후변화로 난류성 어종인 오징어 포획량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신 교수는 설명했다.

어류 50종에 감염돼 있는 아니사키드유충(고래회충)은 주로 오징어·고등어·붕장어 등에 다소 많이 감염돼 있다. 아니사키드유충 감염률은 수온이 올라가면 더 높아진다고 신 교수는 지적했다. 아니사키드유충은 어류를 회 등으로 먹었을 때 인체 감염률이 높다.

한국식품연구원 전향숙 박사는 “곰팡이 균은 기온과 습도가 높아지면서 곡물의 곰팡이 발생을 증가시킬 것”이라며 “기후변화로 고온다습해지면 곰팡이 균이 농작물 질병으로 이어져 추수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곰팡이 독소 중 발암물질로도 알려져 있는 아플라톡신(aflatoxin)의 경우 주로 아열대지방에서 서식해 왔지만, 점차 우리나라에서 기온이 높은 영·호남지방에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 박사는 세계 평균 기온이 2℃ 증가하면 아프리카의 농작물 생산량이 10~15% 가량 감소하고 농지면적도 15~30% 줄어든다고 IPCC(UN산하 기후변화 정부 간 위원회)의 발표를 예로 들었다.

중앙대 박기환 교수는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식품 속 세균·기생충·미생물·곰팡이 독소 등의 오염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농약과 동물용 의약품 사용이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청 양진영 국장은 “기후변화가 식품 등 우리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밀접하다”며 “기후변화가 하루 아침에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문제가 심각해졌을 때 연구과제들이 정책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준비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식약청은 이번 포럼에서 논의된 사항들이 향후 국민건강을 위한 식품안전관리 정책방향 모색에 좋은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중앙대 박기환 교수

▲동국대 주용성 교수

박선주 온케이웨더 기자 parkseon@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