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kweather

환경/에너지

‘빨랐던’ 적조, 피해도 ‘사상 최대’…장단기 대책 시급
남해안에서 시작된 적조현상이 동해안으로 확산되며 지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동해안에도 ‘적조주의보’가 발령됐다. 동해안에 적조주의보가 발효된 것은 2008년 이후 5년 만이다. 올해 첫 적조현상은 지난달 17일 전남 여수와 경남 지역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며 짧은 기간 동안 가두리 밀집해역으로 번졌다. 발생 이후 전남 지역은 소강상태를 보였지만 경남지역은 고밀도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부산·울산·경북까지 확산돼 피해가 심각할 전망이다. 이번 적조현상은 최근 10년을 따져봤을 때 가장 빨리 찾아온 것이다. 매년 찾아오는 여름 불청객 적조 현상. 보통 8월을 넘겨서 나타나는 예년과 달리 올해는 7월 중순에 찾아왔다. 도대체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해양 부영양화 촉진되고 수온까지 올라 적조 창궐 올해는 마른장마와 남해 폭염이 남해안과 동해안의 수온 상승을 부채질 한 것이 가장 주요한 이유로 꼽힌다. 바다에 떠다니는 미생물 중 적갈색 색소를 띤 플랑크톤이 크게 늘어나 해수면을 덮으면서 적조현상이 나타난다. 그래서 바다가 붉게 보이는 것이다. 부영양화, 즉 땅의 오염물질이 바다에 흘러들어 미생물의 먹이가 풍부해지는 현상이다. 특히 여름 장마나 폭우 직후에 영양분이 바다로 흘러드는데, 이를 걸러서 정화해 주던 갯벌이 줄어들어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게다가 미생물들 살기 좋게 수온까지 올라가면서 적조현상이 심해지게 됐다. 적조는 물질들이 많이 녹아있는 부영양 수역에서 자주 발생하므로 먼저 어장의 부영양화가 얼마만큼 진행되었나를 판정해야 한다. 만약 부영양 수역이라 판정되면, 영양염류나 증식촉진물질을 많이 함유한 산업배수나 가정하수의 유입을 철저히 규제하고 적정양식을 통해 자가오염을 방지해야 한다. 육상과 양식장의 모든 폐기물과 오염물질은 저층에 퇴적되어 부패·분해되면서 산소를 소비하고 각종 유독성물질을 생성하므로 이들 저질을 준설하거나, 갈아주거나, 폭기시켜 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어장 환경개선 방법이다. 이것은 생태계 내에서 원하지 않는 생물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초식성 동물플랑크톤이 얼마나 많은 양의 식물플랑크톤을 먹는가에 따라 식물플랑크톤의 양이 변할 수 있다. 따라서 적조원인생물을 효과적으로 먹어치울 수 있는 천적생물을 찾아내고 이들을 대량 번식시켜 적조발생 초기에 투입해 적조를 방지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양식장 집단폐사 1300만 마리 넘겨…통영이 대부분 차지 올해 적조는 지난 17일 전남 여수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경남으로 확산되면서 해상가두리 양식장을 초토화 시키고 있다. 29일(월)까지 경남도 공식 집계 결과 집단 폐사한 양식장 물고기가 1300만 마리를 넘어섰다. 집단 폐사는 경남 통영시와 거제시, 남해군 등 3개 시·군 양식어가 116곳에서 발생했다. 이 가운데 대부분의 피해가 통영에서 발생했다. 통영에서만 1268만 6000만 마리가 폐사했다. 이번 피해는 지난해 적조 피해액 10억원의 9배 이상인 93억 7000만원에 해당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렇듯 적조가 발생하면 수중의 용존 산소가 결핍돼 물고기들이 질식사한다. 또는 적조생물이 생산하는 독소 또는 2차로 생긴 황화수소·메탄가스·암모니아 등 유독성물질에 의하여 중독사한다. 이와 함께 생산성이 감소돼 어장가치가 떨어지게 된다. 특히 편모조류와 녹색편모조류 중의 몇몇 종은 어패류를 치사시키는 독성을 갖고 있다. 그러다보니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해 어민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올 적조, 특이하게 야간에도 발생…‘상황 심각’ 적조가 양식장을 덮치는 데는 통상 15일 정도가 걸리지만 올해는 특히 5일밖에 안 걸렸다. 적조생물은 더운 오후 2시무렵 일사량이 가장 높은 시기를 중심으로 활동하지만 올해는 야간에도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 특이하다. 적조 현상을 유발하는 적조 생물이 예전보다 더 진화됐다는 분석도 있다. 올해 적조 발생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과거엔 적조가 바다 표면에 주로 떠 있었던 반면 올해에는 수심 10m 아래 깊은 물까지 퍼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적조 퇴치 효과가 있고 비용이 적게 든다고 인정받고 있는 황토 살포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황토살포에 의한 유독성 적조생물의 제거효과는 종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제거효과는 실내실험과 현장조사결과 70∼80%로 나타났다. 일본에서 실시된 산성백토의 적조생물구제효과에서도 14종의 적조원인생물을 대상으로 해서 실험을 한 결과 흡착침강·세포파괴 등의 효과를 확인했다. 지난 29일 적조피해에 관한 긴급 브리핑에서 손재학 해양수산부 차관은 “우리와 상황이 비슷한 일본은 황토가 아닌 점토를 살포하고 있지만, 점토는 황토보다 10배 비싸 경제성이 떨어진다”며 “우리 입장에서는 황토가 최선의 선택”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장기적으로 본 적조 방지 대책에는 부영양화 현상방지, 저질개량을 통한 어장환경개선, 밀식방지를 통한 어장의 과학적 이용관리 등이 있다. 하지만 현재로썬 지자체 적조 방지 사업비를 정부가 대폭 지원하고 어민 피해 대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마련하는 일 등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또한 장기적인 적조 예방과 대책 마련에도 역량을 집중시킬 필요가 있다. 신정아 온케이웨더 기자 jungah63@onkweather.com

‘빨랐던’ 적조, 피해도 ‘사상 최대’…장단기 대책 시급

남해안에서 시작된 적조현상이 동해안으로 확산되며 지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동해안에도 ‘적조주의보’가 발령됐다. 동해안에 적조주의보가 발효된 것은 2008년 이후 5년 만이다.

올해 첫 적조현상은 지난달 17일 전남 여수와 경남 지역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며 짧은 기간 동안 가두리 밀집해역으로 번졌다. 발생 이후 전남 지역은 소강상태를 보였지만 경남지역은 고밀도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부산·울산·경북까지 확산돼 피해가 심각할 전망이다.

이번 적조현상은 최근 10년을 따져봤을 때 가장 빨리 찾아온 것이다.

매년 찾아오는 여름 불청객 적조 현상. 보통 8월을 넘겨서 나타나는 예년과 달리 올해는 7월 중순에 찾아왔다.

도대체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해양 부영양화 촉진되고 수온까지 올라 적조 창궐

올해는 마른장마와 남해 폭염이 남해안과 동해안의 수온 상승을 부채질 한 것이 가장 주요한 이유로 꼽힌다.

바다에 떠다니는 미생물 중 적갈색 색소를 띤 플랑크톤이 크게 늘어나 해수면을 덮으면서 적조현상이 나타난다. 그래서 바다가 붉게 보이는 것이다. 부영양화, 즉 땅의 오염물질이 바다에 흘러들어 미생물의 먹이가 풍부해지는 현상이다. 특히 여름 장마나 폭우 직후에 영양분이 바다로 흘러드는데, 이를 걸러서 정화해 주던 갯벌이 줄어들어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게다가 미생물들 살기 좋게 수온까지 올라가면서 적조현상이 심해지게 됐다.

적조는 물질들이 많이 녹아있는 부영양 수역에서 자주 발생하므로 먼저 어장의 부영양화가 얼마만큼 진행되었나를 판정해야 한다. 만약 부영양 수역이라 판정되면, 영양염류나 증식촉진물질을 많이 함유한 산업배수나 가정하수의 유입을 철저히 규제하고 적정양식을 통해 자가오염을 방지해야 한다. 육상과 양식장의 모든 폐기물과 오염물질은 저층에 퇴적되어 부패·분해되면서 산소를 소비하고 각종 유독성물질을 생성하므로 이들 저질을 준설하거나, 갈아주거나, 폭기시켜 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어장 환경개선 방법이다.

이것은 생태계 내에서 원하지 않는 생물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초식성 동물플랑크톤이 얼마나 많은 양의 식물플랑크톤을 먹는가에 따라 식물플랑크톤의 양이 변할 수 있다. 따라서 적조원인생물을 효과적으로 먹어치울 수 있는 천적생물을 찾아내고 이들을 대량 번식시켜 적조발생 초기에 투입해 적조를 방지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양식장 집단폐사 1300만 마리 넘겨…통영이 대부분 차지

올해 적조는 지난 17일 전남 여수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경남으로 확산되면서 해상가두리 양식장을 초토화 시키고 있다.

29일(월)까지 경남도 공식 집계 결과 집단 폐사한 양식장 물고기가 1300만 마리를 넘어섰다. 집단 폐사는 경남 통영시와 거제시, 남해군 등 3개 시·군 양식어가 116곳에서 발생했다. 이 가운데 대부분의 피해가 통영에서 발생했다. 통영에서만 1268만 6000만 마리가 폐사했다. 이번 피해는 지난해 적조 피해액 10억원의 9배 이상인 93억 7000만원에 해당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렇듯 적조가 발생하면 수중의 용존 산소가 결핍돼 물고기들이 질식사한다. 또는 적조생물이 생산하는 독소 또는 2차로 생긴 황화수소·메탄가스·암모니아 등 유독성물질에 의하여 중독사한다. 이와 함께 생산성이 감소돼 어장가치가 떨어지게 된다. 특히 편모조류와 녹색편모조류 중의 몇몇 종은 어패류를 치사시키는 독성을 갖고 있다. 그러다보니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해 어민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올 적조, 특이하게 야간에도 발생…‘상황 심각’

적조가 양식장을 덮치는 데는 통상 15일 정도가 걸리지만 올해는 특히 5일밖에 안 걸렸다. 적조생물은 더운 오후 2시무렵 일사량이 가장 높은 시기를 중심으로 활동하지만 올해는 야간에도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 특이하다. 적조 현상을 유발하는 적조 생물이 예전보다 더 진화됐다는 분석도 있다.

올해 적조 발생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과거엔 적조가 바다 표면에 주로 떠 있었던 반면 올해에는 수심 10m 아래 깊은 물까지 퍼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적조 퇴치 효과가 있고 비용이 적게 든다고 인정받고 있는 황토 살포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황토살포에 의한 유독성 적조생물의 제거효과는 종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제거효과는 실내실험과 현장조사결과 70∼80%로 나타났다. 일본에서 실시된 산성백토의 적조생물구제효과에서도 14종의 적조원인생물을 대상으로 해서 실험을 한 결과 흡착침강·세포파괴 등의 효과를 확인했다.

지난 29일 적조피해에 관한 긴급 브리핑에서 손재학 해양수산부 차관은 “우리와 상황이 비슷한 일본은 황토가 아닌 점토를 살포하고 있지만, 점토는 황토보다 10배 비싸 경제성이 떨어진다”며 “우리 입장에서는 황토가 최선의 선택”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장기적으로 본 적조 방지 대책에는 부영양화 현상방지, 저질개량을 통한 어장환경개선, 밀식방지를 통한 어장의 과학적 이용관리 등이 있다.

하지만 현재로썬 지자체 적조 방지 사업비를 정부가 대폭 지원하고 어민 피해 대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마련하는 일 등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또한 장기적인 적조 예방과 대책 마련에도 역량을 집중시킬 필요가 있다.

신정아 온케이웨더 기자 jungah63@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