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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상 봄의 한가운데에 있는 것이 바로 4월이다. 하지만 올해는 그야말로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쌀쌀한 날씨 속에 비도 자주 내리면서 우중충한 달로 기억됐다. 

 

6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4월 평균기온은 10.3℃로 평년(12.2℃)보다 1.9℃나 낮았다. 이로써 1973년 기상관측 이래 역대 3위의 4월 최저 평균기온을 기록했다. 특히 서울은 평균기온이 10℃로 평년(12.5℃)보다 무려 2.5℃ 낮아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낮은 기온을 보였다. 한편 역대 가장 추웠던 4월은 지난 2010년으로 평균기온이 9.9℃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특히 지난 20일 경남 합천에서는 하루 중 기온이 8.2℃까지 밖에 오르지 못하면서 일최고기온 역대 최저 1위를 경신했다.

 

이처럼 지난달 날씨 변덕이 심한 가운데 비가 잦았던 이유가 ‘블로킹 하이(blocking high·저지고기압)’ 현상 때문이라고 기상청은 분석했다. 이는 러시아 캄차카반도에서 발달한 키 큰 고기압으로 높은 벽이 형성돼 대개 서에서 동으로 흐르는 기류를 막아서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해 키가 큰 고기압이 일본 동쪽에 버티고 선 채로 기류를 막아 변덕스러운 날씨가 지속됐다는 것이다. 또 동아시아 부근의 공기 흐름이 저지된 가운데 우리나라 상층에서는 찬 공기가 주기적으로 유입되면서 대기 불안정에 의해 비가 자주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4월 전국 강수량은 75.5㎜로 평년(78.5㎜)과 비슷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역에 따라 평년보다 한 달 이상 늦게 눈이 관측된 곳도 있었다. 지난 20일 눈이 온 경북 구미는 무려 평년보다 40일 늦게 눈이 내렸다. 그밖에 대구 34일, 영월 29일, 추풍령 28일 등 한달 안팎으로 늦게 눈이 내린 곳이 많았다. 서울도 평년보다 10일 늦게 눈이 왔다.

 

 

정연화 온케이웨더 기자 lotusflower@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