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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13일 발표한 ‘댐 사업절차 개선방안’은 꽤나 파격적이다. 댐 건설 반대론자들의 주장을 대거 반영했고, 밀어붙이기식 댐 건설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일부에선 국토부가 댐 건설을 사실상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박근혜 정부는 지난달말 최종 확정한 140개 국정과제에 ‘환경과 조화되는 국토개발’을 포함시켰다. 주관부처는 국토부, 협업부처는 환경부다. 이를 위해 국토·도시계획과 환경계획 연계 등 정책실패 예방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했다.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고 협업을 추진하라는 새 정부의 강력한 정책의지와 딱 맞아 떨어지는 것이 바로 댐 건설 이슈였다.

국토부는 지난달 환경부와 협의를 거치고 이달 11일에는 환경·시민단체와의 간담회를 통해 댐 사업 개선방안을 확정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국토부와 댐 사업 개선방안 초안을 놓고 실무 협의를 진행했다”며 “일부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진일보한 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초 댐 사업 개선방안은 국토부와 환경부의 차관이 공동위원장이 되는 융합행정협의회에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굳이 협의회까지 갈 필요도 없었다. 국토부 스스로 전향적인 댐 건설 개선안을 내놨기 때문이다. 서승환 장관도 수차례 댐 건설 절차를 까다롭고 투명하게 바꾸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관련 업계에선 “국토부가 자발적으로 ‘백기’를 들었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국토·환경부 간 융합행정협의회는 폭넓은 개발사업과 이를 둘러싼 환경문제를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댐 문제는 시작일 뿐이다. 현재 두 부처는 협의회의 운영방식과 의제 등을 놓고 실무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협의회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각종 개발사업 추진에 있어 환경요소가 매우 중요한 상수가 될 전망이다.

환경부는 앞서 산업통상자원부와 지난달 22일 융합행정협의회를 진행했다. 당시 회의에서 두 부처는 △환경규제·지원 협력 △자원순환사회 구축 △지속가능한 에너지 수급 △온실가스 감축 등을 4대 협력분야로 우선 선정·추진키로 했다. 두 부처가 충돌했던 화력발전 확대안을 담은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도 논의 대상이다.

전문가들은 국토부와 환경부, 산업부와 환경부 간의 융합행정협의회가 사실상 개발정책과 산업정책 전반에 환경부의 입김을 확산시키는 창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연구기관 관계자는 “국토부가 댐 사업에서 확실하게 백기를 들면서 다른 분야에서도 환경요소의 비중이 급격하게 확산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태형 [kth@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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