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중앙일보는 ‘6월 열흘간 평균 30.1도…서울 기상관측 이후 최고’라는 제목을 단 최근 날씨 관련 기사를 게재했다. 6월이 오기 무섭게 밀어닥친 무더위 때문에 전력수요가 급증하는가 하면 이달 1~10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평균 30.1℃로 관측됐다는 것. 이는 종전의 8월 중순과 비슷한 기온이다. 중앙일보의 해당 기사 전문을 소개한다.

 

6월 들어 닥친 여름 더위가 예사롭지 않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평균 30.1도로 관측됐다. 6월 초순(1~10일)의 낮 최고기온으로는 1907년 서울에서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106년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지금까지는 2001년의 29.7도가 가장 높았다. 30.1도는 연중 가장 더운 8월 초순의 평년 최고기온(30.6도)보다는 낮지만 8월 중순의 30.1도와 같은 수준이다. 8월 중순의 더위가 두 달 앞당겨 나타난 것이다.

 

기상청 허진호 통보관은 “러시아 사할린 부근에 큰 고기압이 버티고 있어 작은 고기압들이 빨리 동쪽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한반도 상공에 정체됐다”며 “맑은 날씨로 햇볕이 비치는 양이 증가해 높은 기온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큰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남쪽에서 따뜻한 공기가 북상한 것도 내륙지방의 기온을 끌어올린 원인이다.

 

하지만 한반도에 무더운 여름 날씨를 가져오는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한 것은 아니어서 본격적인 무더위는 아니라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햇살이 따가워도 습도가 낮아 그늘에서는 시원하고 밤엔 기온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허 통보관은 “11~12일 전국에 비가 내리면서 더위가 잠시 주춤하겠지만 14일부터는 다시 낮 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리는 더운 날씨가 이어지겠다”고 말했다.

 

더운 날씨는 다음 달까지도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지난 3일 발표한 1개월 예보를 통해 6월 중순의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겠지만 6월 하순과 7월 초순의 기온은 평년을 웃돌겠다고 내다봤다. 무더위가 닥칠 때는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이정권 교수는 “폭염에 장시간 노출되거나 심한 육체 노동을 하면 저혈압과 뇌 산소 부족으로 실신하거나 근육경련이 발생한다”며 “노인이나 만성질환자는 열사병에 주의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당겨진 한여름 풍속도=때 이른 더위가 이어지면서 냉방 수요는 크게 늘어나고 있다. 10일 최대 전력 수요는 6600만㎾를 넘어 올여름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력거래소는 이날 오전 11시2분 예비전력이 순간적으로 450만㎾ 아래로 떨어지자 전력수급경보 ‘준비’ 단계를 발령했다. 3일부터 주말과 휴일을 제외한 나머지 닷새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전력수급경보가 발령된 것이다.

 

에어컨이나 선풍기 같은 냉방용품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이달 들어 9일까지 이마트의 에어컨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0%나 늘었다. 롯데마트의 선풍기 판매도 전년 동기보다 179% 증가했다. 스포츠음료나 탄산음료를 찾는 사람도 부쩍 늘었다. 편의점업체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서울 낮 기온이 30도를 넘어선 5~9일 닷새 동안 스포츠음료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증가했다. 탄산음료와 아이스크림 판매도 각각 39%, 26% 늘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장정훈 기자

 

[중앙일보]입력 2013.06.11 01:51 / 수정 2013.06.11 02:07